▶ 2004~2016년 사이 주둔국서 150건 적발 징역형 한건도 없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성범죄를 상세히 고발하는 피해자 증언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 등을 비롯해 전 세계에 파견된 유엔 평화유지군이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대부분 처벌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12일 유엔의 내부 조사보고서와 자체 탐사 결과를 통해 지난 2004∼2016년 아이티 주둔 평화유지군이 저지른 150건의 성폭행과 성착취 내용을 공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평화유지군의 파견국은 방글라데시, 브라질, 요르단,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우루과이, 스리랑카 등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이티에 파견된 스리랑카 소속 평화유지군 중 최소 134명이 2004∼2007년 당시 9명의 12∼15세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본국으로 114명이 송환됐으나 단 한 명도 징역형을 살지 않았다.
AP통신은 지난 12년간 세계 도처에서 유엔 평화유지군과 직원이 저지른 성폭행, 성착취 등 성범죄가 2,000건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 중 300건 이상이 어린이와 연관됐으나 극소수만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분담금을 삭감하면서 유엔에서 미국 주도로 평화유지활동이 전면 재검토되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향후 평화유지활동 재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티에 파견된 평화유지군은 거리에서 구걸하는 어린이들을 과자와 ‘푼돈’으로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유엔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평화유지군은 각 회원국이 파견하므로 유엔은 평화유지군에 대한 직접적인 사법권이 없고, 파견국이 자국 사법체계에 따라 형사기소 등 처벌을 한다. 이 때문에 실제 성범죄로 처벌된 경우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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