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아침이 오기 전
어두운 구석을 맴돌고 있지,
눈에서 잠을 흔들어 깨우며
버섯의 주름 속에서 떨어지고,
현자가 된 민들레, 별들이 빛나는
꽃술에서 퍼져나가고,
단풍나무 저 높은 곳에서 항해를 시작하는
푸른 천사들의 날개에 매달려있지
희망은 수많은 눈을 가진 감자의
닫힌 눈 속에서 싹트고,
잔혹함을 견디어내고 있는 지렁이의
마디마다에도 살고 있지,
희망은 강아지의 눈에서 꼬리까지의
움직임 속에 있고,
막 태어난 아기가 첫 숨을 들이마시는
그 입이기도 하지.
아무도 망가뜨릴 수 없는
단 하나의 선물,
죽음에 반박하는 유일한 논거,
미래를 만드는 천재,
우리가 아는 신의 모든 것
희망은 우리로 하여금
배반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게 하는 그 혈청:
이 시 속에서, 언어로 태어나고자 하는 바로 그것
Lisel Mueller‘ 희망’ 전문 - 임혜신 옮김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희망.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 소리 없이 씨앗들을 퍼뜨리고, 강아지들을 즐거움에 뛰어오르게 하고, 그리고 막 태어난 아기의 조그만 폐를 공기로 가득 채우는 그것이 희망이다. 그것으로 하여 우리는 사랑하고 꿈꾸며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다. 그것은 아주 작고도 무한한 신의 속성이며 떨칠 수 없는 존재의 본성이기도 하다. 절망의 그늘 속에 숨은 빛, 그것으로 하여 당신의 순간순간들, 어려움 속에서도 푸르게 빛나기를.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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