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스페인을 대표하는 명가들의 충돌로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주목을 받았던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적지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역전승을 거두고 4강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2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벌어진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간판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연속골을 터뜨려 후반 16분 하비 마르티네스의 퇴장으로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뛴 바이에른 뮌헨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18일 벌어지는 홈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4강에 오르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013-14 시즌에도 4강전에서 뮌헨을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 분데스리가 득점선두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어깨부상으로 결장, 토마스 뮬러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투입했고 전반 25분 선취골을 뽑아냈다. 전반 25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 아투로 비달이 미사일같은 헤딩골을 꽂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전반 45분에는 프랑크 리베리의 슈팅이 수비수 팔에 맞았다는 판정이 나오면서 행운의 페널티킥을 얻었으나 키커로 나선 비달의 킥이 허공으로 뜨면서 승기를 잡을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반격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분 만에 균형을 맞췄다. 오른쪽 측면에서 다니엘 카바할이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에서 호날두가 오른발 발리로 연결시켜 깔끔하게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한결 날카로운 공세를 이어갔고 후반 13분과 16분 뮌헨의 마르티네스가 연속 경고를 받으면서 퇴장당하면서 승부의 추는 급격히 레알 마드리드 쪽으로 기울었다.

잇달아 위협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잇단 신들린 선방에 막히던 레알 마드리드는 결국 후반 32분 호날두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오른발 발바닥으로 밀어 넣어 경기를 뒤집는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후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여러차례 좋은 득점찬스를 맞았으나 뮌헨의 거미손 골키퍼 노이어에 막혀 추가골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호날두는 이날 2골로 대회 96, 97호골을 기록, 리오넬 메시(94골·바르셀로나)와의 격차를 3골차로 벌리며 대회 100호골을 향한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호날두는 또 수퍼컵 2골 등을 합해 UEFA 주관 대회에서 최초로 통산 100호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한편 전날 ‘버스 폭발’ 사건으로 예정보다 하루 늦게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 AS모나코(프랑스)의 경기에서는 원정팀 AS모나코가 3-2로 승리했다.

모나코는 이날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팍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전반 17분 파비뉴가 페널티킥을 실축했지만, 2분 뒤 킬리앙 음바페가 선제골을 뽑아냈고 전반 35분에는 도르트문트 수비수 스벤 벤더의 헤딩 자책골로 2-0 리드를 잡았다. 도르트문트는 후반 12분 오스만 뎀벨러가 한 골을 만회했으나 후반 34분 자기 진영에서 수비수의 결정적인 패스 미스로 음바페에게 쐐기골을 내주고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후반 39분 신지 가가와가 한 골을 만회하며 2차전 원정경기에서 역전의 희망을 품어볼 수 있게 됐다.

한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는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잉글랜드)와의 홈 1차전에서 전반 27분 앙투완 그리즈만이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결승점을 뽑고 1-0으로 승리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