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코리아타운’을 구글로 검색하면 타운정보를 담은 다양한 웹사이트를 접할 수 있다. 온라인 무료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는 역사, 정치, 경제, 인구, 행정 구역과 현재의 모습도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소개되어있다. LA ‘리틀 도쿄’와 ‘리틀 사이공’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가든 그로브 한인타운의 공식 명칭인 ‘코리안 비즈니스 디스트릭’(한인상업지구)을 검색하면 LA타임스, OC레지스터가 기사로 다룬 내용만 나온다. 타운에 대한 소개가 따로 없다. 게다가 ‘위키피디아’에는 ‘리틀 서울’이라는 명칭 하에 간단하게 기재되어 있다.
이는 다른 타운들에 비해 가든 그로브 한인타운의 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류사회로부터 어필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반영해주고 있다. 심지어 한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다수 한인 인사들조차도 타운 이름을 지은 지 1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를 정도이다.
더욱이 타민족들은 ‘코리안 비즈니스 디스트릭’을 LA 다운타운에 있는 ‘패션’, ‘토이’ 디스트릭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곳에 한인회, 상공회의소, 민주평통 등을 비롯한 한인사회 단체들이 망라해있고 코리안 바비큐, 설렁탕, 갈비와 냉면집이 즐비해 있는 타운이라는 느낌이 와 닿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지난 2009년 OC 한미연합회 리처드 최(작고) 당시 회장은 한 모임에서 한인타운 이름을 타운을 상징할 수 있는 좋은 이름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처음 공개적인 자리에서 제안했다. 그 이후 이 의견은 한미연합회의 활동이 중단되면서 잊혀져 갔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2년 OC 한인상공회의소 김진정 현 회장이 가든 그로브 시의원이었던 스티브 존스(현 시장)와 한인커뮤니티 인사들과의 오찬 모임에서 가든 그로브 한인타운 이름 변경을 또 다시 거론했다.
당시 스티브 존스와 오득재 한인회장은 이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리틀 코리아’ ‘리틀 서울’ ‘리틀 안양’ 등을 즉석에서 제안하고 한인 커뮤니티에서 공모를 통해 새로운 이름을 정하기로 했다. 이를 상공회의소가 추진하려고 했지만 극소수 인사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면서 흐지부지 되었다. 이들은 이름이 좋은데 왜 바꾸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문제는 작년에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타운 이름을 정하는데 깊숙이 관여했던 최광진 상우회(전직 상공회의소 회장 모임) 회장이 상공회의소 이사회에 이를 상정했다. 최 회장은 타운 이름이 별로 불리지도 않고 그나마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기 때문에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운 이름 변경과 함께 타운 활성화를 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제안은 상공회의소(당시 회장 셜리 린) 이사회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안건은 결국 보류 상태로 6개월을 넘겼다.
최근 이 안건은 김진정 씨가 다시 상의 회장을 맡으면서 거론됐다. 이번에는 ‘타운 이름 변경 위원회’를 구성하고 최광진 상우회 회장이 위원장을 맡아서 추진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별로 호응을 얻지 못한 타운 이름 변경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의미있는 결정이다. 앞으로 ‘위원회’의 멤버들을 구성해서 새로운 이름을 공모해야 한다. 타운 표지석에 새 이름을 새기는데 필요한 기금도 모아야 한다.
또 가든 그로브 시에 명칭 변경 안건을 제출해서 승인을 받는 절차도 남아있다.. 가든 그로브 시가 베트남 타운으로 들어가는 브룩허스트 길 입구 표지석에 큰 글씨로 ‘리틀 사이공’ 밑에 작은 글씨로 ‘베트남 비즈니스 디스트릭’이라는 문구를 허용한 것을 감안할 때 새 이름의 시의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운 표지석 이름 변경과 함께 22번 프리웨이 동서 방향에 놓여 있는 표지판에 새겨져 있는 ‘코리안 비즈니스 디스트릭’이라는 문구도 바꾸어야 한다. 40여년의 한인 이민역사와 숨결이 거리 곳곳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가든 그로브 한인타운이 새 이름과 함께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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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부국장·OC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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