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월간 재활 이끈 LG 트레이닝 코치 “독감에도 마스크 쓰고 훈련”
▶ 캠프 합류 전 구속 138㎞…시즌 때는 150㎞ 이상도 가능
”절박한 심정으로 근육 보강 훈련 계속 해야”

김용일 LG 트레이닝 코치가 지난해 12월 어느 날 서울 잠실구장 LG 트레이닝실에서 류현진과 나란히 독감 마스크를 쓰고 그의 재활 훈련을 돕고 있다. 류현진은 독감에 걸려 병원에서 링거를 맞은 다음 날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을 정도로 독하게 훈련했다고 한다. [김용일 코치 제공=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30)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이 있다.
류현진이 '괴물의 부활'을 선언할 수 있도록 지난겨울 함께 구슬땀을 흘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김용일(51) 트레이닝 코치다.
야구 국가대표팀이 결성될 때마다 팀의 단골 트레이너로 활약한 김 코치는 한국 야구의 9전 전승 금메달 신화가 탄생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류현진과 처음 만났다.
당시의 인연으로 류현진은 김 코치를 재활 사부로 찾았다. 2015년 왼쪽 어깨를 수술하고 지난해 팔꿈치마저 메스를 댄 류현진은 배수의 진을 치고 김 코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류현진과 김용일 LG 코치가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이자 LG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김용일 코치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11월 3일부터 올해 2월 11일까지 김 코치는 서울 잠실구장의 LG 트레이너실과 일본 오키나와,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의 재활 훈련을 돕고 결과를 다저스에 그대로 전달했다.
LG 구단은 한국의 대표 투수인 류현진이 재기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우라며 김 코치의 부담을 덜어줬다.
누구보다도 가슴을 졸이며 류현진의 부활을 기도한 김 코치는 그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 결정이 난 28일 "이제 류현진이 어깨를 스스로 잘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졌다"며 한숨을 돌렸다.
대표팀에서 같이 태극마크를 달았다곤 하나 KBO리그 같은 팀에서 한솥밥을 먹지 않은 류현진의 재활을 돕는 건 김 코치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김 코치는 "게다가 메이저리그에서도 2012∼2013년 어깨 수술 후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 사례가 50%를 밑돌았다"며 류현진 재활 도우미는 자신의 명예를 건 도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코치에게 부활을 전적으로 의지한 류현진은 어느 때보다 굳은 각오로 훈련에 임했다.
지난해 12월 어느 날, B형 독감에 걸린 류현진은 병원에서 링거를 맞은 다음 날에도 김 코치와 독감 마스크를 쓰고 재활 훈련에 몰두했다.
류현진은 작년 12월 12일 수건 등을 들고 마치 공을 던지듯 훈련하는 섀도 피칭 훈련을 시작했다. 엿새 뒤 그물에 공을 던지는 넷 스로우(net throw) 연습에 들어갔고 성탄절 다음날인 12월 26일부터 거리와 투구 수를 서서히 늘려가는 단계별 투구 훈련프로그램(ITP)을 소화했다.
김 코치는 "롱 토스로 투구 거리를 55m까지 늘린 뒤 올해 1월 13일부터 하프 피칭을 시작했다"면서 "오키나와 전지훈련 등을 통해 4차례 하프 피칭을 하고 구속을 시속 138㎞(86마일)까지 올렸다는 내용을 다저스 트레이닝 파트에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류현진이 김 코치를 찾아왔을 때 어깨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고 근육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엄청난 훈련으로 류현진은 김 코치와 합동 훈련을 끝낼 무렵 체내 근육량을 52%까지 올리고 근육의 균형도 맞췄다.
김 코치는 "근육량을 3%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류현진은 우리 팀 최고인 포수 정상호(50%)를 넘는 근육량을 기록했다"면서 "투수로선 갖출 수 없는 근육까지 단련하고 스프링캠프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진지한 훈련 태도를 보고 "좋은 선수"라고 감탄했다던 김 코치는 "아마도 최고 구속이 지금 시점에서 시속 148㎞까지 나왔기에 다저스 코치진이 류현진을 선발 로테이션에 넣었을 것"이라면서 "정규리그에 들어가면 시속 150∼151㎞까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나흘을 쉬고 닷새 만에 등판하는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상 류현진이 앞으로 맞게 될 한두 차례의 고비를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선발 완주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코치는 "류현진이 재활 훈련 때 '올해 또 아프면 빅리그에서 관둘 것'이라면서 필사의 각오를 보였다"면서 "수술한 투수가 공을 던지면 근육 등이 소모될 수밖에 없으므로 류현진이 재활 훈련 시작 당시의 절박한 심정을 잊지 말고 근육 보강 훈련으로 몸을 잘 유지·관리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