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자, ‘#82’
사랑을 아는 바다에 노을이 지고 있다
애월, 하고 부르면 명치끝이 저린 저녁
노을은 하고 싶은 말들 다 풀어놓고 있다
누군가에게 문득 긴 편지를 쓰고 싶다
벼랑과 먼 파도와 수평선이 이끌고 온
그 말을 다 받아 담은 편지를 전하고 싶다
애월은 달빛 가장자리, 사랑을 하는 바다
무장 서럽도록 뼈저린 이가 찾아와서
물결을 매만지는 일만 거듭하게 하고 있다
이정환(1954- ) ‘애월 바다’ 전문
사랑이란 묘한 것이고, 사랑을 안다는 것도 참으로 묘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을 안다는 것은 사랑을 잃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는 때문이다.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에게로 가는 잃어버린 길, 혹은 그 사이에 놓인 영원한 풍랑의 바다이기도 한 때문이다. 노을이 지고 이내 달이 뜨면, 먼 사랑을 그리게 하고 욕망을 부추기는 애월(涯月)의 바다. 그 바다에 서면 무장 서러운 사람들, 달빛 아래 출렁이며 한 밤 내 편지를 쓰시리라. 수신자도 없는, 길고 긴 바다의 연서를.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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