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작 봉투 배달사고 ‘라라랜드’ 수상소감 중 ‘문라이트’로 긴급 정정

26일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라라랜드’의 프로듀서 조던 호로위츠(맨 왼쪽)가 작품상 수상작이‘문라이트’임을 나타내는 카드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AP]
작품상 발표 번복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 영화계 최대 잔치인 제89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지난 26일 열려 다크호스였던 영화 ‘문라이트’의 작품상 수상이라는 깜짝 결과를 내며 화려한 막을 내렸지만, 올해 아카데미상은 작품상 번복 해프닝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고가 터지면서 아카데미상 역사에 최대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날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가장 중요한 시상 부문인 작품상 수상작이‘라라랜드’로 잘못 발표됐다가‘문라이트’로 번복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객석 앞쪽에 앉아 있던 할리웃 스타들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AP]
■봉투 배달사고
이날 아카데미상 작품상이 ‘문라이트’가 아닌 ‘라라랜드’로 처음에 잘못 발표됐던 것은 ‘봉투 배달 사고’ 때문으로 드러났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투표를 82년 동안 담당했던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당시 현장에서 발표자에게 봉투를 잘못 전달해 수상작이 뒤바뀌었다며 27일 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PwC는 이날 성명에서 “발표자들이 다른 부문의 엉뚱한 봉투를 잘못 전달받았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당시 작품상 발표자로 나선 원로배우 페이 더너웨이와 워런 비티는 수상작으로 ‘라라랜드’를 호명했고, 이 영화의 제작자들이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발표하며 감격을 나눴다. 세 번째 수상소감 발표가 끝났을 때 ‘문라이트’가 수상작이라는 정정 발표가 나오며 장내는 술렁였고, ‘라라랜드’ 제작진은 트로피를 ‘문라이트’ 제작진에 넘겨주는 웃지못할 광경이 벌어졌다.
■왜 실수했나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LA타임스에 따르면, 오스카 수상자 명단이 적힌 봉투는 두 세트가 만들어진다. 이 봉투는 특수제작된 서류 가방에 담겨 각각 무대 양쪽에 비치되고, 시상자는 두 곳 중 한 곳에서 봉투를 받아 무대에 오른다. 시상이 시작되면 사용되지 않은 봉투는 곧바로 파쇄하게 돼 있다.
작품상 수상 전 발표된 부문은 여우주연상이었다. 그러니까 작품상 발표자 더너웨이와 비티는 여우주연상 시상자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나온 곳 반대편에서 등장했고, 그곳에서 파기를 기다리던 또 다른 여우주연상 봉투가 주최측의 실수로 비티와 더너웨이에게 전달된 것이다.
비티가 수상자 호명 전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이 있긴 했다. 그는 “우리가 받은 봉투에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엠마 스톤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영화 이름이 ’라라랜드‘였다”며 “그래서 좀 오래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PwC는 80여 년간 공들여 쌓은 명성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PwC가 이해 못 할 실수를 한 원인을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망자 추모에 생존 인물 사진 실수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빚어진 사상 최악의 오점은 작품상 번복 해프닝만이 아니었다.
시상식 중간에 최근 타계한 영화인들을 추모하는 ’고인을 추모하며‘(In Memoriam)라는 코너에서 생존 인물의 사진이 게재되는 치명적 실수까지 범했다고 CNN 등이 27일 전했다.
실제로 이 코너에서는 지난해 10월 타계한 호주 의상 디자이너 재닛 패터슨을 소개하면서 관련 사진에서는 멀쩡히 살아있는 호주의 영화 프로듀서 얀 채프먼이 올라왔다. 재닛 패터슨과 얀 채프먼을 혼동해 빚어진 실수다.
■제89회 아카데미상 주요 수상자(작)
▲작품상=‘문라이트’(감독 배리 젱킨스)
▲감독상=데이미언 셔젤(‘라라랜드’)
▲남우주연상=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
▲여우주연상=에마 스톤(‘라라랜드’)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문라이트’)
▲여우조연상=바이올라 데이비스(‘펜스’)
▲각본상=‘맨체스터 바이 더 씨’(케네스 로너건)
▲각색상=‘문라이트’(배리 젱킨스)
▲촬영상=‘라라랜드’(라이너스 산드그렌)
▲미술상=‘라라랜드’(데이빗 와스코)
▲편집상=‘핵소 고지’(존 길버트)
▲주제가상=‘시티 오브 스타’(‘라라랜드’)
▲음악상=‘라라랜드’(저스틴 허위츠)
▲외국어영화상=‘세일즈 맨’(감독 아쉬가르 파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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