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김지영 씨가 19일 오전 6시51분 별세했다. 향년 79세.
고인의 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엄마가 2년간 폐암으로 투병했다. 주변에 알리지 않고 투병하면서도 연기활동을 이어가셨다"면서 "그러다 지난 17일 급성 폐렴이 오면서 결국 오늘 숨을 거두셨다"고 밝혔다.
고인은 최근에도 드라마 '여자를 울려' '판타스틱' 등에 출연했고, 차기작도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딸은 "두 달 전 호스피스 병원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봄에 새로운 작품을 해야 한다고 다리 운동을 하는 등 삶의 의지를 불태우셨다. 5월에 새로운 작품을 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백전노장'이었다. 서민층부터 거부까지, 다정다감한 캐릭터부터 악녀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연기를 펼쳤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2년 악극단 생활을 시작으로 연기에 뛰어든 고인은 1960년 '상속자'로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TV와 스크린을 종횡무진 오갔다. 조연에 머물던 그는 노년에 더 이름을 날렸다.
100여 편의 영화와 그보다 훨씬 많은 드라마에 출연해온 그의 대표작은 연기 인생 후반부에 몰려있다. '바람은 불어도' '장미빛 인생' 등의 드라마와 '해운대' '국가대표' '마파도2'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 영화에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커피하우스' '별을 따다줘' '반짝반짝 빛나는' '금 나와라 뚝딱' '트라이앵글' '식샤를 합시다2' '여자를 울려' '판타스틱' 등 드라마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까지 왕성히 활동했다.
그는 특히 사투리 연기에서 독보적이었다. 방송가가 인정하는 팔도 사투리 연기의 대가다.
서울 토박이인 그는 생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투리는 지방을 다니면서 틈틈이 익혔다"며 "시청자께 보답하려면 하나라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열심히 연마했다. 시청자나 관객이 '그 할마시 때문에 오랜만에 제대로 된 고향 말 들어보네'라고 한다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딸은 "엄마가 폐암을 숨기고 연기를 하느라 굉장히 힘들어했다. 최근작에는 유난이 얼굴이 부어 보이게 나온 것도 그 때문"이라며 "그러나 배우를 천직으로 사셨던 분이라 끝까지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같은 여자로서는 자식만 바라보고 사는 삶이 안타까웠으나, 한 인간으로서 엄마를 너무나 존경했다"면서 "우리 엄마지만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사신 분"이라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하나, 딸 셋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1일 오전 8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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