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작년 이때만 하더라도 문재인(전 민주당대표)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로 간주되어 왔었다. 그런데 지금은 문재인이 대세다. 오늘 아침 발표된 여론조사(세계일보와 리서치 앤 리서치)를 보면 문재인 지지율이 32.2%,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이 13.1%다. 반기문 지지율이 문재인의 반도 안된다. 반기문 바람이 이렇게 허약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기현상이다. 황교안 총리 출마? 새누리당 간판으로는 절대 당선되지도 않거니와 그의 출마는 보수진영을 찢어놓아 문재인에게 당선 보증수표를 갖다 바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재인 지지율은 왜 상승세일까.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반성없는 자세가 “이 정권은 아무래도 안 되겠어”라는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앉아서 반사이익을 챙기기만 해도 문재인은 대세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대통령의 권위는 국민의 믿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엊그제 어느 언론사와 단독 인터뷰한 박 대통령의 발언내용을 살펴보면 실망을 넘어 슬픔을 자아낸다. 지금 박 대통령과 최순실 때문에 한국의 보수 세력이 무너지게 생겼는데 이 문제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고 자신의 변명에만 급급해 정치인 아닌 평범한 보통 시민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모른다” “아니다”로 일관하는 정도가 아니라 “태극기 집회 참석자들이 촛불 시위의 두 배도 넘는다더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대통령의 발언수준이 말씀이 아니다.
최순실의 밝혀진 범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솔직히 사과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거짓말로 쌓아올린 커다란 산”이라는 등 역공격을 하고 있으니 박 대통령을 아끼는 사람들마저 낯 뜨거워 진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오만한 자세가 문재인 대세 형성의 주원인이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박영수 특별 검사팀의 활동종료다. 특검팀은 법에 따라 2월28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특검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간 활동연장을 할 수 있는데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리가 이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검은 박 대통령의 뇌물죄에 관해 수사만 해두고 기소는 하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하게 될 수도 있다. 둘째는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인 3월13일을 넘겨 7명의 헌재위원들이 탄핵을 판결내리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보수정권에서 임명된 재판관이기 때문에 2명만 탄핵에 반대해도 탄핵이 무효가 되는 것이다.
탄핵이냐, 탄핵무효냐. 둘 중에 하나로 결판날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 정치판의 운명이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두가지 사건이 최근에 일어났다. 촛불 집회에서 한 승려가 박 대통령 체포를 요구하며 분신자살 했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박사모 회원이 ‘탄핵 무효’라고 적힌 태극기를 들고 아파트에서 투신자살 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탄핵이 어느 쪽으로 판결나든 촛불세력과 태극기 세력이 판결결과에 복종하지 않겠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탄핵이 가결되면 박 대통령은 민간인 신분으로 변하기 때문에 조윤선 장관처럼 체포되어 구속 될 수도 있다. 이 지경에 이르면 박사모를 비롯, 박근혜를 동정하는 국민들이 가만 있을 리 없다. 백만이 넘는 인파가 뛰쳐나와 광화문에서 데모를 할 것이다. 헌재에서 탄핵무효가 선언된다면? 이것 또한 보통일이 아니다. 전국에서 데모가 일어나 정국이 마비가 될 것이다.
탄핵이 되어도 걱정, 탄핵이 안 돼도 걱정인 것이 오늘의 한국이다. 정국이 지뢰밭으로 들어갔다. 나라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대통령이나 야당 모두가 걱정하기는커녕 자기이익만 취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최순실’도 이제는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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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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