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 중단·소송 제기 없을 것이란 의미”
▶ 애초 계약서상 의무·책임 문제는 대화로 해결할 듯

(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2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 노트7 결함 원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23일 갤럭시노트7에 일부 불량 배터리를 공급한 협력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한 배경과 의미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고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어떤 부품이 들어오는지 안전성과 품질 측면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포괄적인 책임은 삼성전자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협력사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사장이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밝히고도 배터리 제조사 실명을 거론하거나 책임을 전가하지 않은 것은 협력사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같은 플래그십 모델에는 약 1천개의 부품이 들어가고, 동일 부품을 하나로 쳐도 약 400개에 달한다"며 "400개 부품을 공급받으려면 약 450개 1차 협력사와 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이들 협력사와 (갤럭시노트7뿐 아니라) 다른 모델, 다른 분야에서도 같이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 사장이 언급한 '법적 책임'은 협력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강경한 대응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총 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손실을 발생시킨 협력사의 과실 책임을 법적으로 해결하려면 대규모 소송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배터리 제조사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은 일부 배터리에 결함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거래를 아예 중단하거나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배터리 안전성을 높여 (삼성SDI 배터리를) 삼성전자 차기 모델에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결과적으로 문제 있는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와 중국 ATL은 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애초 계약서상 명시된 의무 조항을 이행해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상 계약에는 공급한 부품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 완제품 제조사가 재산상 손실을 본 경우 부품 회사가 일정 부분의 손실을 보상하도록 하는 등의 조항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삼성SDI, ATL과 삼성전자 사이에 이런 계약이 있었다면, 삼성전자는 소송이 아닌 대화와 합의로 의무 조항 이행의 구체적 내용을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와 미국 안전인증 회사 UL은 삼성SDI, ATL을 각각 만나 배터리 자체 결함에 의한 갤럭시노트7 발화 사실을 확인하고, 두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이견이 없음을 확인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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