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rth Pearl Street’=‘북한 펄 스트리트’ ‘TWITTER’=‘지저귀다’
▶ 오역투성…오히려 혼란
엉뚱한 한국어로 번역된 주정부 웹사이트
수년째 개선 안돼…론 김 의원, 예산편성 추진
뉴욕주가 공식 웹사이트에 한국어 등 외국어로 번역 서비스를 시작한 지 5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엉뚱한 번역으로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영어가 미숙한 이민자들이 웹사이트내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주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들을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지난 2012년부터 한국어를 포함한 7개 언어로 웹사이트의 내용은 물론 사이트에 첨부된 양식들을 모두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실제 주지사 사무실 공식 웹사이트(www.ny.gov)에서 ‘번역’(translation) 버튼을 누르면 전세계 103개 언어로 자동 번역되는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다. 문제는 웹사이트에 게재된 내용을 사람이 직접 번역한 것이 아니라 번역 프로그램을 이용하다보니 단어가 잘못 번역되거나 문법상 전혀 맞지 않는 오역 투성이로 오히려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 첫 페이지에 “뉴욕주의 각종 소셜 미디어를 팔로우하라”는 “Stay connected. Follow us on social media” 항목에 “대기 중. 소셜 미디어에 우리를 따르라”라고 전혀 알 수 없는 글로 게재돼 있다. '뉴욕주 산하 기관들의 웹사이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어 단어가 갖고 있는 다양한 의미중 임의로 하나를 한국어로 번역하다 보니 내용에 연관성이 전혀 없다.
실례로 각종 혜택을 신청하는 ‘Apply’란은 ‘신청’이 아닌 ‘대다’라는 엉뚱한 단어가 표기돼있는가 하면, 게시물을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 공유하도록 한 ‘Share’ 버튼은 ‘몫’이라는 다른 뜻으로 번역돼 있다.
아울러 주 라이선스국의 경우 각종 면허증을 신청하기 위한 ‘Get’은 ‘도망’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로 뒤바뀌어 있다.
영어와 한국어의 문장 구조가 다르다 보니 긴 문장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재정이 어려울 때 식비 보조프로그램을 신청하세요”라는 뜻의 “Apply for the 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SNAP) to help buy healthy food for you and your family when money is tight”는 “돈이 꽉 때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위한 건강식품을 살 수 있도록 보조 영양 지원 프로그램 (SNAP) 신청”이라는 우스운 말로 풀이됐다.
번역이 돼서는 안되는 주소나 고유명사도 모두 한국어로 번역돼 오히려 혼란을 주고 있다. 불만 신고서를 우편으로 보내야 하는 주소 중 ‘North Pearl Street’를 ‘북한 펄 스트리트’라고 하거나 소셜 미디어 중 하나인 ‘트위터’를 영문 그대로 해석해 ‘지저귀다’로 표기해 놓았다.
이 같은 오역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하고 있으나 주정부는 이렇다 할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로 이민자들의 불만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대해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은 “이미 나를 포함해 뉴욕의 이민자 비영리단체들이 이같은 문제에 대해 주지사 사무실에 개선 요청을 수차례 했다”면서 “번역 서비스 제공이 주지사의 행정명령으로 시작됐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각 기관의 재량에 맡겼기 때문에 시정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에 대한 해법은 주의회에서 주지사에 외국어 번역에 대한 별도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면서 추진 의사를 밝혔다.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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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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