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민주당원, TV토론 불공정” 주장했지만 2003년 공화당원 등록
▶ NBC 간판앵커로 美 방향·안보·번영 토론주제 선정…‘중립’ 지킬듯

2016년 9월26일 대선 첫 TV토론 진행을 맡는 레스터 홀트
달착륙 생중계 이후 미국 방송 사상 최대의 이벤트로 불리는 오는 26일 미 대선 첫 TV토론.
1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청자의 시선은 민주, 공화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뿐 아니라 토론 진행자인 레스터 홀트에게도 쏠릴 전망이다.
토론 진행자의 막중한 역할 때문이다.
홀트는 뉴욕 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리는 90분간 TV토론의 주제 선정과 공통질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보강 질문 등 어떤 것도 할 수 있다.
▲미국이 나아갈 방향 ▲미국의 안보 ▲번영 확보 방안 등 3대 주제 아래 6개 분야에 걸쳐 진행되는 주제와 질문도 사실상 홀트가 선정한 것이다.
NBC 심야방송인 '나이틀리 뉴스' 앵커인 홀트가 TV토론 중계를 맡기는 처음이다.
57세로 흑인인 그는 전임자인 NBC방송 간판 앵커 브라이언 윌리엄스의 이라크 전쟁 경험담이 거짓으로 드러나 지난해 하차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매트 라우어 등 다른 베테랑 앵커들을 물리치고서다.
홀트는 SNL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내민 윌리엄스와는 달리 매우 냉철하고 진지한 전통적 저널리스트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가 심야방송 앵커가 된 뒤 시청률은 더욱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미 그를 견제했다.
최근 폭스뉴스에 나와 트럼프는 "레스터는 민주당원"이라며 "TV토론이 매우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홀트는 그러나 사실은 2003년 이래 등록 공화당원이다.
많은 이들은 이번 TV토론에서 진행자가 두 후보의 '거짓말'을 확실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문을 넣고 있다.
하지만 홀트는 철저히 중립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가 TV토론 진행자로 지명된 뒤 언론 앞에 전혀 나서지 않는 것도 '중립'을 의식해서다.
클린턴 캠프는 홀트에게 "트럼프의 발언에 관한 확실한 사실관계 확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보강 질문을 하는 것은 진행자의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특히 트럼프 측은 2012년 대선 2차 TV토론에서 진행자인 캔디 크로울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벵가지 사건을 테러공격이라고 정의하지 않았다"는 밋 롬니의 발언을 틀렸다고 지적해 토론의 흐름을 바꾼 사례를 거론한다.
하지만 크로울리는 추후 롬니의 주장이 큰 틀에서 맞았다고 시인했다. 롬니가 타격을 받고 난 뒤인 게 문제였다.
MSNBC 기자 출신인 데이비드 슈스터는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만약 한 후보가 엄청난 거짓말을 한다면 레스터는 '이 문제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이라고 물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목표는 사실관계 확인자가 되는 게 아니라 상대 후보가 실시간으로 반박할 기회를 주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널리스트인 노아 로트만은 "이번 토론회에서는 진행자가 토론의 조력자보다는 참석자가 되라는 많은 압력이 있다"며 "하지만 그 압력에 굴복하면 큰 실수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잘못한 진술을 홀트가 반박하면, 트럼프로서는 클린턴과의 격렬한 싸움을 피하게 돼 오히려 이익"이라고 말했다.
홀트는 1981년 뉴욕에서 방송에 투신했다.
CBS의 현지 지역방송 기자를 거쳐 몇 년 뒤 시카고로 옮겼다. 14년간 시카고의 인기 WBBM 라디오의 기자이자 뉴스 앵커로 활동했다.
뉴욕으로 다시 간 것은 40대 NBC방송에 취직하면서다.
그는 '레스터 홀트 라이브' '투데이' '데이트라인' 등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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