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근본적으로 부당” vs 현직 “소급적용 주장 근거 없어”

애플 16조원 추징 결정을 비판한 네일리 크루스 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자료사진)
아일랜드 정부가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애플에 130억 유로(한화 16조2천억 원)의 세금을 부당하게 감면해줬다며 유럽연합(EU)이 최근 추징을 결정한 것에 대해 EU의 전직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1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EU의 전·현직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유럽 역사상 최대 세금 추징사건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양상이다.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EU의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지냈고 이후엔 집행위 부위원장 겸 디지털 담당 공정위원을 지낸 네일리 크루스는 이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실린 기명 칼럼에서 EU의 애플에 대한 세금 추징 결정에 대해 "근본적으로 부당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크루스는 과거 집행위원 시절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경쟁위반 사건을 다뤄 4억9천700만 유로(6천200억 원 상당)의 추징금을 물린 것으로 유명해 그의 지적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크루스 전 집행위원은 기고문에서 "EU 회원국들은 자신의 세법을 결정할 주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EU의) 정부지원 관련 조항은 회원국들의 세법을 다시 규정하는 데 이용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정부지원에 대한 세무조사 결정은 정확하게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EU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아일랜드에 납부하지 않은 세금을 내도록 결정한 것과 관련, 법이 바뀌더라도 과거 행위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 게 세법의 기본 원칙이라며 EU가 소급적용해 세금을 추징한 것도 비판했다.
전임자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EU 집행위의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수석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크루스의 주장은 잘못됐고, 그는 애플의 본사가 있는 실리콘 밸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크루스 전 집행위원이 '우버'의 공공정책이사회와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미국 클라우드 컴퓨팅회사인 '세일즈포스'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이미 지난 30일 애플에 대한 세금 추징을 발표하면서 크루스 전 집행위원이 지적하는 것과 같은 주장에 대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베스타게르 집행위원은 EU 회원국은 특정 기업에 불공정한 세제혜택을 줄 수 없으며, 이 같은 점은 이미 EU 법원이나 집행위의 사례에서도 확인됐다면서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에 세금을 깎아준 것은 정부의 지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은 (세금혜택뿐만 아니라) 업무에 대한 혜택, 부지에 대한 특혜, 특혜대출 등 다양한 형태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또 '게임의 룰'을 바꿔 소급적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애플사건을 결정하는 과정에 법이 바뀐 것은 없으며 그런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애플사 16조원 세금 추징을 결정한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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