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유권자들 트럼프 발언에 혐오감…대통령감 아니라는 인식 확산”
선동적 발언과 대중의 분노, 언론의 헤드라인, 당사자의 반발과 부인…미국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에 뒤따르는 패턴을 이같이 분석했다.
경선에서 써먹은 이러한 전략을 대선 본선에서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고 지적도 했다.
트럼프가 최근 총기 소유와 휴대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생명을 위협하도록 부추겼다는 논란이 대표적이다.
그는 9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윌밍턴 유세에서 "힐러리는 근본적으로 수정헌법 2조를 폐지하려고 한다"며 "아무튼 그녀가 (대선에서 승리해 현재 공석 중인) 연방 대법관을 임명하게 된다면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수정헌법 지지자들이 있긴 하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에 대해 클린턴 측은 폭력을 조장하는 발언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여자에게 패한다는 사실을 감당할 수 없는 병적인 겁쟁이여서 그러한 살해위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 목사도 트위터에 "암살된 지도자의 딸로서 트럼프의 발언은 혐오스럽고 충격적이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트럼프는 클린턴에 맞서는 유권자 파워가 있다는 의미"라고 옹호했다. 이날 트럼프 유세장에 간 72세의 사라 스미스는 "트럼프는 결코 힐러리를 위협하지 않았다"며 "그런 생각은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즉각 찬반 논란을 야기하며 단숨에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이다.
이어 당사자인 트럼프는 폭스뉴스에 나와 "수정헌법 2조를 보호하려는 미국 안의 강한 운동을 말한 것"이라며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없다"고 반대파의 해석을 부인했다.
그의 최측근인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폭력을 부추기려는 게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에 앞서 트럼프가 지난 2일 버지니아 주 애슈번에서 연설하던 중 청중석의 한 아기가 울자 "아기를 데리고 여기서 나가도 된다. 내가 연설할 때 아기 우는 걸 좋아한다는 말을 그녀(아기 엄마)가 믿은 모양"이라고 했다가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러자 추후 "농담"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러시아에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하기를 바란다고 했다가 비난이 쇄도하자 "비꼰 것"이라고 물러선 것도 역시 같은 패턴이다.
WP는 트럼프의 이러한 전략이 경선에서는 먹혔는지 몰라도 본선에서 오히려 부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많은 유권자가 그의 발언을 혐오스럽게 여기기 때문에 그가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사람들은 그의 말이 난폭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당대회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일제히 크게 뒤지기 시작한 게 그 증거라고 WP는 덧붙였다. 이 신문은 "트럼프의 기질이 대통령에 어울리는지에 대한 불안이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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