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프 맥마흔 검사(왼쪽)가 4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주 쿡카운티 법원 빈센터 고건 판사 앞에서 특별검사 임명 동의 선서를 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 경찰의 공권력 남용 및 인종차별 관행에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흑인 소년 16발 총격 사살 사건'의 수사에 특별검사제가 도입됐다.
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흑인 절도 용의자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에게 16차례 집중 총격을 가해 사살한 시카고 시경 소속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38)와 이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2명의 특별검사 손에 맡겨졌다. 사건 발생 1년 10개월, 현장 동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산 지 9개월 만의 일이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법원은 케인 카운티 검찰 소속 조지프 맥마흔(50) 검사와 쿡 카운티 판사를 지낸 패트리샤 브라운 홈즈(55) 변호사를 이 사건의 수사 책임자로 임명했다. 맥마흔 검사는 4일, 홈즈 변호사는 앞서 지난주 각각 '독립 검사'로서 선서를 하고 특검 업무에 착수했다.
앞으로 맥마흔 검사는 반 다이크 개인 기소와 관련한 수사를, 홈즈는 그 외 관계자들을 사건 은폐 시도 혐의로 기소해야 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수사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반 다이크는 2014년 10월 시카고 남부 트럭 터미널에서 소형 칼을 이용해 절도를 시도한 맥도널드에게 무려 16차례 총을 쐈다. 반 다이크를 비롯 현장에 있던 경관들은 "맥도널드가 위협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주장했으나 순찰차 블랙박스에 녹화된 동영상을 통해 맥도널드가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와중에 총에 맞았고 땅에 쓰러진 후에도 총격이 계속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시카고 시가 동영상 비공개를 조건으로 유가족에게 합의금 500만 달러(약 55억 원)를 지급하면서 조용히 묻히는 듯했다. 그러나 시민 소송에 의한 법원 명령으로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작년 11월 현장 동영상이 전격 공개돼 전국적 논란과 대규모 시위를 불러일으켰고, 반 다이크는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더해 정치권이 의도적으로 사건 동영상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파문은 더 커졌고, 경찰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 연방 법무부가 작년 12월 시카고 경찰 관행에 대한 총체적 조사에 나선다고 발표했으나, 시민단체 연합은 지난 2월 "맥도널드 사건에 특검제를 도입해달라"는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반 다이크 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관들, 감독 시스템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 발생 당시 쿡 카운티 검사장이던 아니타 알바레즈는 특검제 도입에 반대했으나, 지난 3월 열린 검사장 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패했다.
쿡 카운티 법원은 지난달 1일, 이 사건에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시카고 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경찰 개혁을 약속했고 지난달 경찰의 가혹 행위와 관련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100여 개 사건의 현장 동영상 300여 건을 일반에 전격 공개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일부 동영상 내용은 지금까지 용의자 사법 처분의 근거가 돼 온 경찰 측 주장과 극적으로 배치된다"고 전했다.
시카고 경찰은 이달 초 불심 검문을 피해 달아나는 비무장 흑인 10대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경관 3명을 사건 발생 직후 보직 해임하고 경찰의 위법 행위 가능성을 시인, '경찰 문화' 변화에 대한 기대를 품게 했다. 하지만 동영상 녹화 여부를 놓고 말을 바꿔 또 다른 의혹을 불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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