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성 3명·여성 1명 거주지서 모기에 물려 감염…모기 방역에 ‘비상’

모기를 통한 미국 내 첫 지카 감염 사례 발표하는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모기를 통한 자국내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견되자 본격적인 미국 본토 확산 우려로 관계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 보건 당국은 29일(현지시간) 마이애미 시 북쪽에서 발견된 4건의 지카 감염 사례가 거주지에서 자생하는 모기에 물린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성명에서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지카에 감염됐다"면서 "이들이 거주하는 곳은 마이애미 시 중심가에서 북쪽에 있는 2.6㎢ 넓이의 제한적인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감염 여성의 임신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주 보건 당국은 현재까지 지카 바이러스를 내포한 모기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확산을 막고자 해당 지역 주택을 일일이 방문해 주민들의 소변 샘플을 채취하고 지카 감염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콧 주지사도 "검사를 받고 싶은 해당 지역 거주민들은 빨리 주 보건 당국에 연락하라"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플로리다 주 당국의 발표로 미국에서의 지카 확산이 새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했다.
그간 미국에서 보고된 1천650건의 지카 감염 사례는 모두 창궐지역인 중남미를 방문하고 돌아온 사람에게 기인한 것이었다. 창궐지역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되거나 감염자와의 성관계를 통해 2차 감염된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에 기생하는 모기를 통한 지카 감염 사례가 나왔다면 앞으로의 상황은 달라진다. 지카 감염자 관리와 성관계 금지 권유에 초점을 맞춘 소극적인 대응 방식에서 모기 방역과 통제라는 적극적인 대응으로 전략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보건 정책의 컨트롤 타워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플로리다 주로의 여행 제한 권고를 아직 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수주 내에 미국 내 모기에 의한 지카 감염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는 만큼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임신부의 안전을 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신생아의 소두증과 심각한 뇌 질환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와 흰줄숲모기(Aedes albopictus)에 물린 사람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모기를 매개로 한 직접 전파뿐만 아니라 감염자와의 성관계를 통한 2차 감염도 수차례 확인됐다. 남성이 여성에게, 그 반대로 여성이 남성에게도 전파가 가능하다.
CDC는 모든 성관계를 통해 지카가 전파될 수 있다면서 감염을 피하려면 반드시 보호장구를 착용하거나 되도록 성관계를 멀리하라는 새 지침을 내놓았다. 지카를 퇴치할 백신은 아직 없다.
미국 보건 전문가들은 에어컨 시설이 구비된 집에서 사는 대다수 미국민은 모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중남미 대륙에서처럼 지카가 본토에 상륙하더라도 급속도로 확산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모기 방역이 사태 해결의 핵심 대책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방역의 주체인 각 지방 자치 단체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카 대응 자금 19억 달러(약 2조1천204억 원)를 긴급 편성해 달라고 지난 2월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이를 차일피일 미루고 7주간 휴회에 들어간 탓이다.
보건 당국자들은 제때 자금이 투입되지 못한다면 지카 확산 저지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에릭 슐츠 미국 백악관 부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플로리다 지카 감염 사례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면서 "이번 사태는 미국 의회에 '이제 돌아가 일 할 때'라는 것을 알려주는 '모닝콜'"이라면서 의회의 조속한 자금 승인을 촉구했다.

확대해서 본 이집트숲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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