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개봉된 영화‘ 죽어도 좋아’가 화제를 끈 적이 있다. 당시만해도쉬쉬되던 노인들의 성생활을 소재로제작된 영화였기 때문이다.
영화는 배우자와 사별한 70대 노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영화계는 물론 당시 사회에도 신선한충격이었다. 배우자와 사별한 실생활의 노인들도 영화속 인물들처럼 육체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면 안되는 걸까? 합법적인 재혼 외에는 성에 대한욕망을 참고만 살아야 하는 걸까? 뉴욕 타임스가 노인들간‘ 짝 찾기’를 돕는 한편 심지어 서로 동의가 있을 경우 육체적인 관계까지 용인하는 노인양로 기관과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보도했다.
뉴욕 리버데일 지역의 한 양로 기관에 기거하는 D 할머니는 올해로85세를 맞았지만 하루 하루 젊음을만끽하며 지내고 있다. 같은 기관에거주하는 한 할아버지와 사랑에 빠졌기때문이다. 두 노인이 여생을 보내고 있는 이 양로 기관측은 할머니가할아버지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것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
두 노인이 양로 시설측이 제정한‘성적 표현 관련 규정’을 위배하지만않는다면 오히려 노인들의 데이트를권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남자 친구할아버지를 ‘사랑꾼’으로 지칭하는D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보내는 시간이 즐겁다”며 “할아버지와의 육체적 접촉이 둘 사이의 친밀도를 반영한다”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했다.
이성과의 육체적 관계에 목말라하는 노인은 D할머니 뿐만은 아닐 것이다‘. 신세대’ 노인층인 베이비 부머 세대 인구가 급증하면서 사회도 이제노인들의 성생활에 어느정도 관대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분위기가 조심스럽게 만들어지 있다. 그동안 D할머니처럼 70대 80대에 접어들었지만 ‘주책바가지’ 소리를 들을까봐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속에 꽁꽁숨겨둔 노인들의 욕망을 어느정도 인정해줘야 한다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노인들 개개인의 생활 습관과 취향에 맞춘 보살핌을 제공하려는 양로 기관이 전국적으로 확산중이다. 정해진 시간에식사해야하고 목욕해야 하는 기존의꽉 짜여진 규칙에서 벗어나 노인들에게 하고싶은 일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하려는 시도가 노인 양로 기관 업계에서 늘고 있다. 이중에는 노인들의 성생활에 대한 욕구와 이를 합법적으로 지원하려는 양로 기관 업계의 노력까지 포함된다.
미국 최대 양로 기관 협회인‘ 미국건강복지협회’ (AHCA) 마거릿 맥래플린 수석디렉터는 “노인들이 성생활에 구애받지 않을 때 ‘아직 살아있구나’하는 일종의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느낀다”고 뉴욕 타임스와의인터뷰에서 강조했다. D할머니가 거주하는 뉴욕의 양로 기관은 노인들이 마음에 들어하는 이성을 찾을 수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있다.
노인들을 위한 해피 아워와 프롬파티 시간을 마련한 뒤 본격적인 데이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른바‘ 할아버지 할머니 데이트’ (GrandparentDate) 행사까지 주최하고 있다. 현재이 양로 기관에 머무는 약 870명의노인 중 40명은 이미 짜릿한 노년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노인들의 정신적, 육체적 관계에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자칫 ‘원치않는관계’에따른 문제점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지난 2014년 아이오와 주 한 의원이 심각한 알츠하이머를 앓아 양로 시설에 기거중인부인과 성관계를 맺은 것이 발각돼고소된 사건이 있다. 부인이 판단 능력이 없기때문에 배우자 동의가 없는성관계라는 것이 고발 이유였지만 법원은 남편의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러 양로 기관에서 노인들간 성적 표현과 관련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게됐고 D 할머니가 거주하는 양로 시설처럼 노인들의성관계에 더욱 적극적인 시설까지 등장하게 됐다.
시니어 복지를 위한 공공 정책에관여하는 비영리단체 ‘리딩에이지’(Leading Age)의 쉐릴 필립스 박사는“노년층으로 접어드는 베이비 부머세대가 급증하면서 노인들의 성생활이 화두로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베이비 부머 세대는 이미 활발한 성생활을 유지중인 세대로 양로시설에 입주한다고 해서 멈추지 않을것”이라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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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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