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부’ 2편을 보면 쿠바를 미국의 마피아가 어떤 식으로 주물렀는가가 잘 묘사되어 있다. 아바나에 진출한 마피아 보스 하이만 로스는 마이크 콜레오네(알 파치노)에게 쿠바가 왜 마피아에게는 지상낙원인가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봐, 자네는 젊어. 미래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해. 우리의 미래는 쿠바야. FBI가 괴롭히기를 하나, IRS가 세금감사를 하나. 바티스타(쿠바 대통령)에게 좀 갖다 바치면 만사가 해결이야”
마이크 콜레오네가 300만 달러를 스위스은행에 입금 시키자 바티스타 대통령은 12월31일 자신의 저택에서 열리는 송년회 파티에 콜레오네를 초청한다. 그런데 운 나쁘게 이날 카스트로의 혁명이 성공해 바티스타가 파티 도중 허겁지겁 아바나를 탈출하는 추태를 보이게 된다.
1959년 1월1일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지휘하는 혁명군은 아바나를 완전히 점령했다. 기록에 의하면 이때 혁명군이 감격에 벅차 거리에서 부른 노래가 ‘콴타나멜라’라고 한다. 아바나의 거리나 레스토랑에서 ‘콴타나멜라’가 줄기차게 흘러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래 가사는 콴타나모의 처녀를 그리워하는 어느 총각의 꿈을 그린 내용이다. 혁명과는 거리가 멀다.
카스트로 혁명 이전의 쿠바는 남미 최고의 번창을 누리고 있었다. 개인소득이 미 대륙에서 5번째였고 국민들의 자동차 소유비율은 미국 다음이었으며 TV와 전화는 인구비율로 따져 세계 1위였다. 아바나 거리는 유럽의 파리와 맞먹을 정도로 화려했다. 그런데 왜 혁명이 일어났을까. 도시와 농촌, 백인과 흑인의 빈부차이가 엄청났다. 당시의 사진을 보면 농촌의 서민들은 1950년대 서울 청계천보다 더 비참한 빈민가에서 살고 있었으며 식량이 없어 굶어죽는 사람이 허다했다. 카스트로의 혁명이 성공한 것은 공산주의가 목표가 아니라 ‘쿠바에서 빈부의 차이를 없애자’는 구호를 내세워 노동자와 농민이 적극참여 했기 때문이다.
카스트로 통치 57년이 지난 지금 쿠바는 어떻게 변했는가. 국민 모두가 못사는 것으로 평등하다. 굶어 죽는 사람은 없는데 찢어지게 가난하다. 반면 카스트로 일가는 부유하게 살고 있다. 아바나 식당에 가보면 소고기 요리가 드물고 돼지고기 닭고기 요리로 메뉴가 채워져 있다. 소고기는 너무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다. 이 소고기를 생산하는 목장을 카스트로 일가가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어 부르는 것이 값이라고 한다. 우유, 치즈도 카스트로 일가가 독점하고 있다.
카스트로에 대한 원성이 대단하다. 기념품 가게에 들러보면 체 게바라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는 많은데 카스트로 얼굴이 새겨진 기념품은 없다. 피델 카스트로는 아바나에 집이 4,5개나 되는데 그가 어디에 거주하는지는 극비로 되어 있다. 암살을 두려워해서라고 한다. “빈부의 차이를 없애자”던 카스트로가 지금은 부를 혼자 누리고 있다. 공산독재는 평등을 부르짖지만 세월이 흐르면 부패하기 마련이다. 쿠바를 한국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로 정하면 공산주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생생한 교육현장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미국-쿠바 수교 1주년 기념일이다. 쿠바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쿠바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율리스키 구리엘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영웅대접을 받는 그가 최근 미국에 망명해 지난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총액 4,7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쿠바가 발칵 뒤집혔다. 쿠바에서 아무리 잘 먹고 잘살아도 자유가 없는 것이다. 아직도 쿠바인들의 최대소원은 쿠바 탈출이다. 쿠바 처녀들이 기를 쓰고 미국인과 결혼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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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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