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관의 총격에 따른 흑인의 연쇄 사망 사건으로 미국에서 흑백 갈등이 다시 고조된 상황에서 흑인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저항에 나서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기존 은행에서 예금을 빼 흑인 소유 은행에 맡기거나 흑인 소유 은행에 새로 계좌를 트는 사례가 늘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 USA 투데이 등 미국 일간지에 따르면,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기반을 둔 미국 내 최대 흑인 소유 은행 중 하나인 '시티즌스 트러스트'는 최근 새 계좌 개설을 문의하는 고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은행은 최근 일주일도 안 돼 조지아 주, 앨라배마 주 지점에서 계좌 8천 개가 새로 개설됐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계좌 개설을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킬러 마이크'라는 이름으로 애틀랜타에서 활동하는 흑인 래퍼 마이클 렌더가 여러 매체에 출연해 흑인들에게 기존 은행에 넣어둔 돈을 흑인 소유 은행에 맡기라고 권유한 뒤 이에 영향을 받아 흑인 은행으로 발길을 옮기는 이들이 증가했다고 미국 언론은 소개했다.
그는 흑인의 잇따른 사망 사건을 두고 "상처받았으며 화가 나고 역겹다"면서 "내일 당장 은행에 가서 우리(흑인)를 대변하기 전까진 내 모든 돈을 흑인 은행에 맡기겠다고 말하라"라며 청취자와 시청자들에게 촉구했다.
렌더는 흑인과 흑인 사업체에 대한 대출에 좀 더 호의적이고 다른 인종과 비교해 차별 대우가 적은 소규모 흑인 은행에 흑인 100만 명이 1인당 100달러씩 예치하기를 바랐다.
렌더는 "지역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에 우리는 거리로 나가 폭탄을 터뜨리거나 총기 난사로 사람을 죽일 수 없다"면서 대신 예치 은행을 바꾸는 비폭력적인 경제 저항으로 맞서자고 흑인들에게 강조했다.
올해로 95년째를 맞이한 시티즌스 트러스트는 예금 감소에 따른 고민을 해결해 준 렌더에게 감사의 뜻을 건넸다.
신시아 데이 시티즌스 트러스트 최고경영자는 트위터에서 "우리가 함께 화제를 바꿀 수 있다"면서 폭력을 배제한 흑인의 단합된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했다.
텍사스 주에 있는 흑인 은행인 유니티 내셔널 뱅크에서도 지난주에만 새 계좌가 350개 이상 생겼다.
흑인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흑인 금융기관은 20세기 초반에만 해도 미국 전역에 130개에 달했으나 지금은 23개만 남았다.
미국 언론은 흑인의 예금 전환 추세가 이어진다면 침체한 지역 은행이 활기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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