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리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가 13일 남편 필립과 함께 런던 총리 관저인 다우닝 10번가 주택에 들어가기 앞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
마거릿 대처에 이어 26년 만에 역사상 두 번째 영국 여성 총리로 취임한 테레사 메이가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잔류파와 탈퇴파를 고루 기용한 ‘통합 내각’을 출범시켰다.
특히 ‘브렉시트’ 유세를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중책인 외무장관에 기용, 영국의 EU 탈퇴 협상의 제1선에 포진시켰다. 메이 자신은 탈퇴 반대를 주장했었다.
BBC, 가디언 등은 이날 메이 총리가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을 영국 경제를 담당할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해먼드는 당초 브렉시트에 기울었다가 마음을 바꿔 탈퇴 반대를 주장했고, 보수당 대표경선에서 메이를 지지했다.
영국에서 재무장관은 ‘챈슬러’(chancellor)로 불리는데, 이 단어가 일반적으로 ‘총리’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총리급’ 장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총리 관저를 뜻하는 ‘다이우닝가 10번지’의 바로 옆 집인 ‘다우닝가 11번지’가 재무장관 관저란 사실에서 보듯, 총리와 재무장관은 지근에서 경제는 물론 국정 전반을 논의하는 ‘파트너’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캐머런 전 정부에서 교통장관, 국방장관을 거쳐 외무장관 등 요직을 맡았던 해먼드는 옥스포드대 졸업 후 1970년대 중반부터 20여년 동안 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며, 예비내각 시절 재무장관을 맡아 경제문제에 두루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워낙 일 처리가 신속하고 깔끔해 동료들로부터 ‘스프레드시트(spreadsheet·도표계산 소프트웨어) 필’이란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해먼드는 재정정책에 있어선 긴축 강경파로 분류된다. 따라서 메이 신임 총리가 긴축정책을 상의하기 용이할 것으로 영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메이 총리는 EU와 탈퇴협상을 위해 신설할 브렉시트부에는 정치 베테런인 EU 탈퇴 진영의 데이빗 데이비스 의원을 임명했다. EU 협상의 양대 부서인 외무부와 브렉시트부에 모두 탈퇴파를 기용한 셈이다. 존슨과 데이비스가 모두 EU와의 탈퇴협상 개시시점을 가능한 늦춰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EU의 요구와 달리 협상 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협상 과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메이 총리는 자신이 오래 역임했던 내무장관직을 여성 의원인 앰버 러드 에너지장관에게 물려줬고 탈퇴파 리암 폭스 전 국방장관을 국제통상 차관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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