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악하고 위험한 메시지…분열 부추기고 민주주의 위협”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3일(현시간)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옛 주 청사에서 ‘인종 관계와 치안’을 주제로 연설했다.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붓고 나섰다.
전날 라이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공식 지지 선언으로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등극한 지 하루 만에 본격적인 '트럼프 때리기' 모드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주 경찰의 잇따른 흑인 총격 사건과 군인 출신 흑인의 경찰 저격사건으로 흑백 갈등이 최고조로 달아오른 가운데 트럼프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인종차별'을 화두로 꺼냈다.
이날 일리노이 주(州) 스프링필드에 있는 옛 주 청사에서 '인종 관계와 치안'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우리 생애 최악의 분열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추잡하고 위험한 메시지로 인종과 종교적 신념, 출생지와 정치적 믿음이 다른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불신을 부추기고 미국민끼리 '닭싸움'을 하게 했다"며 "이는 그가 말한 모든 발언과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고 약속한 모든 것들 속에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연설한 스프링필드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고, 특히 구(舊) 청사는 링컨 대통령이 "분열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명연설(House Divided Speech)을 한 곳이다.
같은 공화당 출신이지만 노예 해방을 이끈 링컨 대통령과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멕시코계 판사 비판, 무슬림 입국 금지 등 숱한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내는 트럼프를 뚜렷이 대비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는 본인이 말한 것처럼 본인 말만 듣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바로 '링컨의 당' 대통령 후보"라며 "우리는 '링컨의 당'이 '트럼프의 당'이 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우리를 함께 이끌어 분열을 막는데 도움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그게 바로 내가 트럼프를 위험하다고 믿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의 이날 연설은 미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주요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역전당했다'는 내용의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가 발표된 이후에 나왔다.
이 조사에서 클린턴은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에 밀렸고, 오하이오에서는 동률로 각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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