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로 “인간 본성의 가장 추악한 부분에 호소하는 선동가”

역사학자들이 만든 반(反)트럼프 페이스북 페이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에 오르는 것을 막고자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뭉쳤다.
13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인 허핑턴포스트, 일간지 USA 투데이 등에 따르면, 역사학자들은 페이스북에 '도널드 트럼프를 바라보는 역사학자들'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그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를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전직 미국 대통령인 존 애덤스와 해리 트루먼에 대한 책을 써 두 차례나 퓰리처상을 받은 데이비드 매컬러프를 필두로 역시 퓰리처상 수상자인 론 처노, 비키 린 루이스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 교수, 윌리엄 로이히텐버그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명예교수 등 당대의 사가(史家)들이 '트럼프 타도'에 힘을 합쳤다.
올해 스탠퍼드대학 졸업 연설에서 트럼프를 강도 높게 비판한 영화 제작자 켄 번스의 동영상을 시청한 매컬러프가 그를 접촉해 역사학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페이스북 페이지 제작을 의뢰했다.
역사학자 또는 역사가 19명은 짧은 인터뷰 형식으로 트럼프 대통령 불가론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매컬러프는 "많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당인 공화당이 어떻게 트럼프와 같은 사람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에 이르렀는지 자문한다"면서 미국민을 향해 "대통령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트럼프에게 왜 미국 통수권자의 직임을 맡기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처노는 "미국 대선 역사상 선거 운동을 보고 이렇게 걱정해 본 적이 없다"면서 "트럼프의 발언에서 자유, 정의, 관용 등의 단어가 사라진 것을 매우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처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전기를 쓴 인물이다. 그의 전기에서 영감을 받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은 올해 토니상에서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로이히텐버그 교수는 "트럼프는 애국자가 아니다"라면서 "그는 미국민의 과거를 모르며 이 나라가 이룬 업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루이스 교수는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의 증오 섞인 수사를 백인 우월주의단체인 큐클럭스클랜(KKK)이 1920년대 미국 내 가톨릭 신자에게 자행한 폭력과 비교했다.
언론인 출신 퓰리처상 수상자인 로버트 카로는 트럼프를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로 이어지는 과도한 애국주의 등 인간 본성의 가장 추악한 부분에 호소하는 선동 정치가"로 규정하면서 "역사는 트럼프와 같은 이들을 결코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며 경고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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