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더스 진보공약 관철 절반의 성공
▶ 기성정치 환멸 젊은층 동조 불투명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2일 뉴햄프셔에서 열린 유세에서 버니 샌더스(버몬ㅌ) 상원의원의 지지 선언을 받은 후 연설하고 있다. [AP]
‘아웃사이더 돌풍’의 주역인 미국 민주당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12일 경선 라이벌이자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정치혁명을 이루겠다며 지난해 4월 말 민주당 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441일 만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오전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처음으로 공동 유세를 하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며 “승리를 축하한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또 “그녀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며, 나는 그녀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미국인의 요청들과 우리가 직면한 매우 중대한 위기의 해법과 관련돼 있으며, 11월 대선으로 향하면서 그것을 할 수 있는 최고의 후보가 클린턴 전 장관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달 6일 대의원 ‘매직넘버’에 도달한데 이어 같은 달 14일 워싱턴 DC 프라이머리를 마지막으로 사실상의 대선후보가 됐으나 7월 전당대회까지의 완주를 고수한 샌더스 의원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해 애를 먹었다.
기성 워싱턴 정치에 실망하고 분노한 나머지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아웃사이더인 샌더스 의원을 지지했던 젊은 유권자층이 이날 지지 선언을 계기로 곧바로 ‘힐러리 지지’로 돌아설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로 공문서를 주고받은 ‘이메일 스캔들’에서 불거진 불신과 특권적 이미지, 친 부자 이미지 등으로 인해 그녀가 역대급 ‘비호감’ 후보로 자리매김된 탓이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 연설에 이어 클린턴 전 장관은 “이제 우리가 한편이 됐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훨씬 더 즐거울 것을 기대한다”며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무찔러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고, 우리 모두가 믿을 수 있는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441일간의 대권 도전 무대에서 이날 퇴장한 74세의 노정객 샌더스 의원의 도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워싱턴 기성정치에 대한 민심의 실망과 분노를 바탕으로 ‘정치혁명’과 소득 불평등 타파 등을 내걸고 경선 레이스 내내 클린턴 전 장관을 몰아세웠던 샌더스 의원은 결국 ‘주류정치’의 높은 벽에 막혀 패자가 됐다.
하지만 민주당 정강과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공약에 최저임금 15달러로의 인상을 비롯한 건강보험 개혁과 대학 무상교육 등 자신의 진보정책을 관철함으로써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한편 샌더스 의원의 이날 지지 선언에 대해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지렛대를 완전히 잃은 샌더스가 신념을 저버리고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에게로 갔다”며 “샌더스가 오늘 그녀를 지지한다고 하는데 지지자들이 화가 많이 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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