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식의약품. ‘만병통치약’이라고 선전 판매하는데 사실은 그 안에서 인체에 해로운 유해성분이 다량 검출됐다. <사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갈수록 강화됨에 따라 돈줄이 궁해지는 북한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북한산 식의약품 해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북한에서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생산해 해외에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 유통 중인 이들 제품은 중금속과 같은 인체 유해성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가 복용할 경우 치명적인 장애 발생 위험이 따르기에 미주 한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유지와 핵무기 개발을 위해 군사물자 거래, 해외노동자 파견 등 다양한 외화벌이 활동을 하고 있다.그중 하나가 의약품 및 건강식품 해외 판매이다.
체제 특성상 민간 제약회사가 제품을 만들기 보다는 보건성이 주도해 정책적으로 외화벌이용 의약품과 건강기능 식품을 제조,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외화벌이 일꾼들”을 동원해 수십 여종의 의약•건강기능식품 등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현지에 파견된 무역 요원들과 북한 식당들의 주요 세일즈 품목이기도 하다.
판매처는 주로 중국•몽골 및 동남아 지역 국가들.
특히 이들 현지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만병통치약인양 과대광고를 하면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현지 중개상•블로그 등을 매개체로 내세워 인터넷 온라인을 통해서도 판매하고 있어 무형체제를 통한 “시장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한국내에서는 “신비로운 효과” 광고에 혹한 소비자들과 심지어는 절망 상태의 일부 암 환자 가족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과장 선전된 북한산 의약품을 찾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북한산 의약품들의 성분이 북한의 선전과는 달리 단순한 약효미달을 떠나 다량의 중금속과 마약 성분 등이 함유돼있어 사람이 복용할 경우 건강에 치명적인 해가 된다는 사실에 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2014년 현지에서 인기리에 유통 중인 북한산 ‘우황청심환’을 수거해 성분을 분석했는데 수은은 허용치의 3만배, 납은 1만배가 검출됐다. 또 당시 분석에서 북한산 ‘안궁우황환’의 경우에도 수은은 허용기준치 3만3,200배, 납은 1만배, 비소는 778배가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당연히 유통 중지와 전량폐기 조치를 취했고 이는 현지 언론에도 크게 보도된 바 있다.
한국 보건당국도 최근 실시한 북한산 해외 판매 식의약품들 분석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 등 유해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북한은 자체 생산한 ‘안궁우황환’이나 ‘우황청심환’과 같은 “건강보조식품”을 대표적인 ‘고려약’(한약)으로 선전하며 계속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제11차 ‘평양 가을철 국제상품전람회’에서는 ‘우황청심환’을 포함한 다수의 건강보조식품들이 전시됐다. 북한 선전기구들에 따르면 당시 이들 제품은 “명약 중의 명약”으로 내세워졌다. 해외 판매량 및 통로 증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남북간 직접교류가 활발했던 2000년대 초•중반에는 이처럼 소비자가 복용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는 북한산 “건강보조식품”이 한국에서 버젓이 거래됐다.
미국에서는 대표적 미주한인 종북단체인 재미동포전국연합회(회장 윤길상) 산하 경제인연합회가 당시 이들 제품을 포함한 각종 북한산 식의약품의 수입을 시도했으나 미국 농무부(DOA)와 연방식품의약청(FDA)의 까다로운 수입기준 및 심사절차에 걸려 결국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인체 유해물질’ 확인 과정에서였다. 따라서 그동안 미국에는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사람들 이외에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일부 미주 한인들에 의해 종종 문제의 제품들이 한인사회에 흘러들어오곤 했으나 주로 개인용 또는 선물용 차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2010년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인 5.24 조치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이후에도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하고 귀국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통해 문제의 제품이 꾸준히 유입돼왔고 최근 북한이 식의약품 해외 판매를 한층 더 적극 추진하고 있어 미국으로 흘러들어오는 사례 역시 함께 늘어날 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합법수입절차를 밟지 않고 해외에서 반입한 물품을 현지에서 유통하는 행위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가 모두가 법을 위반하는 “하나”로 간주돼 연방형사법 아래 구금 및 벌금형 처벌이 가능하다. yishin@koreatimes.com
■북한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해외에 유통 중인 혈압치료제•정력제 등 식의약품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 등 유해성분이 다량 검출됐다.
한국 식의약품안전처가 최근 해외에서 시판중인 북한산 식의약품 13종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안궁우황환’ 등 10종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인 수은•비소•납이 기준치 대비 최대 20만배 이상이 포함돼있음을 확인됐다.
북한이 혈압강하제로 선전, 판매중인 ‘안궁우환황’은 수은이 4만279.9ppm 검출돼 기준치인 0.2ppm의 20만1,390배, 비소가 3만6,273ppm으로 기준치(3ppm)의 1만2,090배, 납이 19ppm으로 기준치(5ppm)의 3.8배에 달했다. 과학적 용어인 ppm은 특정 물질 미소 함유량의 단위로 100만분의 1을 의미한다.
북한이 강심•진정 효과가 있다며 홍보하고 있는 ‘우황청심환’은 수은이 6,938.3ppm으로 기준치의 3만4,690배, 비소가 4,772ppm으로 기준치의 1,590배, 납이 11ppm으로 2배 이상 검출됐다. 특히 ‘우황청심환’에는 필수원료 성분인 우황과 사향이 아예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뇌출혈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내세워진 ‘노심사향’은 수은이 9.7ppm으로 기준치의 48배, 비소가 9ppm으로 기준치의 3배, 납이 25ppm으로 기준치보다 5배가 검출됐다.
이외에도 발기부전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는 ‘양춘삼록’은 수은이 0.6ppm으로 기준치의 3배, 납이 13ppm으로 기준치의 2.6배가 검출된 것은 물론 ‘양춘삼록’, ‘양게론’ 등 5종에는 심장마비와 중추신경 이상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발기부전체료제와 수술용 국소마취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 유해성분은 복용할 경우 중독 등으로 인한 치명적인 장애 발생 위험이 있다. yishin@koreatimes.com
<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