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 미 외교관과 러시아 경찰관이 몸싸움을 벌인 것을 두고 양국이 상대국 외교관을 추방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9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미국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면서 이는 미국이 전날 자국 외교관을 추방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은 추방된 외교관 2명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소속이며, 이들 중 1명이 지난달 러시아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인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양국 간) 긴장을 추가로 고조시키기로 한다면 우리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8일 자국 외교관과 러시아 경찰관 간의 몸싸움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에 있던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 모스크바의 미 대사관 입구에서 미국 외교관 1명과 러시아 경찰 1명이 몸싸움을 벌인 경위를 놓고 그동안 양국은 상대에 책임이 있다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사건이 불거진 후 존 커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경찰관이 미국 외교관을 공격했다며 "정당한 이유 없는 행동이고, 우리 외교관의 안전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해당 외교관이 CIA 요원이라는 러시아 측의 주장에 "승인받은 미국 외교관"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러시아 측은 경찰이 미국 대사관 방어 임무를 충실히 수행 중이었다며, 해당 외교관이 러시아 경찰관의 신분증 제시 요구를 거절했다고 맞섰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경색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국무부는 2014년 이후 미국과 서방 외교관들에 대한 러시아의 괴롭힘이 부쩍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