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직한 미국의 케이블 뉴스채널 폭스뉴스의 여성앵커 그레천 칼슨(50)이 이 회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로저 에일스(76)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6일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칼슨은 에일스가 뉴욕 시 인권법을 위반했다며 8쪽 분량의 소장을 뉴저지 주 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소장에 실린 칼슨의 주장에 따르면 에일스는 대화 도중 성과 관련된 발언이나 성차별적인 발언을 일삼았고 여러 수단으로 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칼슨은 그간 에일스의 성적 접근을 거부해 보복과 차별을 받았으며, 이를 중단시키려고 면담을 신청해 작년 9월 에일스를 만났으나 "너와 내가 오래전부터 성적인 관계를 가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랬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았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에일스의 보복은 칼슨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고 끝난 올해 6월 하순까지 계속됐다.
칼슨이 소송을 제기한 상대는 에일스 개인이며 회사는 아니다.
칼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스미스 멀린의 낸시 에리카 스미스 변호사는 에일스의 성희롱이 "매우 끈질기고 매우 광범위했다"고 말했다.
그는 칼슨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매우 강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 증거가 무엇인지 법정 밖에서 얘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 매거진의 전국부장 개브리엘 셔먼이 2014년에 랜덤하우스에서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된 폭스와 에일스에 관한 책 '방에서 가장 큰 목소리'(The Loudest Voice in the Room)에는 에일스로부터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는 다른 여성 피해자들의 주장이 실려 있었다.
스미스 변호사는 이를 지적하며 "성희롱 사건에서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이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법적으로 명백하다"며 다른 여성들에게 증인으로 나서 달라고 신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송 제기 사실이 발표된 6일 칼슨은 페이스북에 "이미 들으셨을 수도 있지만 저는 더는 폭스뉴스에 근무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성원과 우정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금은 특히 그렇습니다"라며 퇴직 사실을 공개했다.
칼슨은 성명에서 이번 소송 제기가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스스로 일어서서 직장의 모든 여성과 다음 세대 여성들을 위해 말할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칼슨은 스탠퍼드대에 다니던 1989년 미스아메리카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대학 졸업 후 지방 방송국 기자로 방송계에 투신한 후 CBS뉴스 앵커를 거쳐 2005년 폭스뉴스에 앵커로 입사했다.
그는 5년간 폭스뉴스를 대표하는 아침 프로그램 '폭스와 친구들'의 앵커를 맡았으나 2013년에는 오후 2시 프로그램으로 배치됐다.
TV 프로듀서 출신인 에일스 회장은 방송 경력을 바탕으로 196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미국 공화당 측 정치 컨설턴트로 일하며 리처드 닉슨과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등의 대통령선거 미디어전략 수립에 관여했다. 그는 1996년 폭스뉴스 창립 당시 CEO로 취임해 지금까지 재직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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