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대 LA 한인회가 기대와 우려 속에 지난 1일자로 출범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성공한 1세들이 독점했던 한인회장에 주류사회에서 활동했던 1.5세 로라 전 전 수석부회장이 신임 회장에 취임함에 따라 앞으로 2년 동안 한인 커뮤니티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로라 전 회장에게는 이민 1세대들의 영향력이 컸던 한인회에 새로운 인물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것과 동시에 한미동포재단 사태 정상화라는 큰 숙제가 놓여 있다. 또 일부 우려의 시선을 잠재우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일도 또 다른 과제가 되고 있다.
제임스 안 전 회장 당시 한인회는 한인 이민자들을 위한 영어교실, 한류를 선도하기 위한 한인회관 내 방문자 센터 설치, 정치력 신장을 위한 풀뿌리운동 확산 등 많은 사업들을 전개했다. 하지만 동포재단 문제가 계속되고 재정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커뮤니티를 위한 일련의 사업들이 다소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어서, 이러한 사업들을 다시 활성화 시키는 것도 로라 전 회장의 몫이 됐다.
이민 1.5세인 로라 전 회장은 루실 로이발-알라드 연방 하원의원 보좌관을 거치며 한인 정치력 신장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실감했으며, 한인 비영리단체인 건강정보센터(KHIER·현 이웃케어클리닉) 소장을 13년간 역임하면서 센터를 외형적으로 10배가 넘게 성장시키는 등 리더십 경험도 있다.
한인회장으로써 전 회장은 앞서 말한 숙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보다 폭넓은 행보가 필요하다. 한인회 주변의 이해관계가 걸린 커뮤니티 일부 현안에만 몰두하다보면 진정 한인사회가 필요로 하는 정치력 신장 등 문제와 실제 한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한인회장으로 남을 우려도 있다.
한국에서 LA를 방문한 사업가들과 방문자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받는 질문이 있다. 한인회가 왜 존재하는지, 한인회가 과연 한인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같은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하기에는 기존의 한인회들의 활동과 위상이 기대에 못 미쳤음도 사실이다.
이같은 기존 한인회의 이미지를 깨기 위해, 첫 1.5세 회장으로써 최초의 한인회관 취임식, 이사 공개채용, 20대 이사 영입 등 로라 전 회장의 새로운 시도들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처럼 LA 한인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쓰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한인회가 정말 한인사회에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로라 전 회장이 그 답변을 명쾌하게 내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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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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