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하원 조사특위 보고서 제출
▶ 스티븐스 대사 등 4명 희생 원인 지적

민주당 대통령 경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이 28일 덴버의 한 공장을 방문해 종업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방 하원 벵가지 소위원회는 이날 벵가지 보고서를 발표했다. [AP]
연방 하원 특별위원회는 28일 지난 2012년 리비아 벵가지에서 일어난 미국 영사관 테러사건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책임이 늑장 대응한 미군에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 주도의 하원 벵가지 특별위원회는 이날 80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명확히 명령했음에도 미군이 벵가지에 자원(병력과 장비)을 신속히 보내지 않아 크리스 스티븐스 대사를 비롯한 4명의 미국인이 희생당했다고 지적했다.
벵가지 특별위 위원장을 맡은 트레이 가우디 하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테러그룹의)공격이 시작된지 거의 8시간 후에 마지막으로 2명의 미국인이 살해당할 때까지 리비아로 가고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고 질책했다.
가우디 의원은 벵가지의 중앙정보국(CIA) 부속시설에서 미국인들을 대피시킨 것도 리비아군이었다고 설명했다.
리비아군은 CIA와 국무부가 앞서 18개월 동안 관계를 확대해온 리비아의 어떤 민병대와도 관련 없었다고 가우디 의원은 전했다.
그간 공화당은 벵가지 영사관 사태가 오바마 행정부와 그때 국무장관이던 힐러리 클린턴의 잘못 때문이라고 끈질기게 비판했다.
이로 인해 하원 특별위의 보고서에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클린턴을 흠집 내기 위한 것이라고 민주당 측은 반발해 왔다.
가우디 의원은 이번 보고서가 결코 클린턴 후보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리비아인의 감정을 해칠 수 있는 강박관념에 싸여 미국을 제때에 구출하지 않았다며, 대조적으로 공격을 당한 와중에도 "영웅적인 행동들을 보인" 미국인들을 치하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클린턴 진영은 다양한 초등조사의 결론과 상충하는 어떤 것도 찾지 못했다고 논평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자체 보고서에서 벵가지 사태가 발생한 2012년 9월11일 밤 크리스 스티븐스 당시 리비아 대사를 비롯해 4명의 미국인을 살리기 위해 국방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는 국무부의 보안조치가 "몹시 불충분했다"고 인정했지만 벵가지에 추가 미군인력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거부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언론들은 이번 특위 조사 결과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이 잘못 행동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WP는 "비록 특위가 몇몇 새로운 세부사항들을 찾아냈지만 비극적인 벵가지 사태에 대한 인식을 바꿀 만한 뭔가를 발굴하거나 비난 받아야 할 누군가를 찾는데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1월 대선을 앞두고 벵가지 사태를 고리로 클린턴 전 장관에 맹공을 퍼부으려던 공화당의 계획은 상당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 측은 이날 하원 벵가지 특위가 발표한 '벵가지 사건' 보고서에 대해 "신빙성 없는 음모이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위가 이날 지난 2년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클린턴 전 장관과 미국 정부 관리들이 벵가지를 비롯한 리비아 내 여러 지역에서 점증하는 극단주의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했다"고 결론 낸 800쪽짜리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이를 '정치공세'로 일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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