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노숙자 실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LA카운티 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카운티 전역의 노숙자 수는 4만7,000명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지난 2015년 기준으로 가주 전역에도 11만5,738명의 노숙자들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LA 지역의 노숙자는 다운타운 지역뿐만 아니라 프리웨이 입구, 대형 빌딩 인근, 버스 승강장, 심지어 주택가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관광객과 시민들에게도 큰 불편을 주고 있는 실정이어서 한인들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
한인 김모씨는 밤늦은 시간 프리웨이 교차로에서 차량 창문을 강하게 두들기며 현금을 줄 것을 강요하는 노숙자로 인해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차를 막아서며 돈을 요구하는 통에 창문 사이로 돈을 건넸다는 김씨는 불쾌감을 표시했다.
LA에서 요식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한인 박모씨 역시 매일 업소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노숙자 때문에 고민이다. 요식업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줘야 하는데 날마다 진을 치고 있는 노숙자 때문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지역 정부들도 이같은 노숙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주 전역에 걸쳐 노숙자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주정부에 요청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확보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LA 카운티 내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 계층의 소득세를 0.5%포인트 인상하고 이를 통해 조성되는 세수를 노숙자 문제 해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금 인상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연간 약 2억5,000만달러의 추가 세수를 조성해 노숙자 문제 해결에 쓴다는 것이다. 또 판매세를 0.5%포인트 올려서 연간 7억5,000만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하자는 안도 나오고 있다.
LA 시정부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2016~17 LA시 새 회계연도 예산안에 1억3,800만달러의 노숙자 지원 예산을 포함시켰다.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예산을 마련한 것은 LA시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차원에서 노숙자 문제 대처를 위해 비상사태 선포에 나서고 예산 확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출발이다. 이같은 대책이 시작에 그치지 말고 노숙자 주택건립, 직업 재활 프로그램, 전문 관리감독 기관 양성 등 실제적인 노숙자 구제안으로 열매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노숙자 문제는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전체 커뮤니티의 문제인만큼 실제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체계적인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 시행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
박주연 사회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