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대낮 자신의 지역구에서 테러를 당해 숨진 야당인 노동당의 조 콕스(41) 의원의 생전 모습. [AP]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 지지파인 영국 야당 여성 하원의원이 16일(현지시간) 대낮에 길거리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B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당인 노동당의 조 콕스(41) 의원은 이날 낮 1시께 런던에서 북쪽으로 320㎞가량 떨어진 요크셔 버스톨에서 한 남성이 쏜 총을 맞고 흉기에 찔려 병원에 옮겨졌으나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지난해 5월 이 지역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인 콕스 의원은 피습 직전 현장 주변에서 선거구민 간담회를 열고 있었다.
경찰은 사건 직후 52세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일간 미러는 목격자 진술을 인용해 용의자가 범행하면서 “영국이 우선(브리튼 퍼스트)이다”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이런 진술에 미뤄볼 때 오는 23일 예정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와 관련된 범행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콕스 의원은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펼쳐왔다. 다만 이날 선거구민 간담회는 매주 열리던 모임으로, 간담회 주제가 브렉시트 투표에 관한 것이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동기 조사를 시작했으며 다른 용의자를 찾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 주변 카페 주인 클라크 로드웰은 “흰색 야구 모자를 쓴 50대 남성이 여성(콕스 의원)에게 두 차례 총격을 가하고서 다시 한 번 얼굴 부위에 총을 쏘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사람이 그를 붙잡으려고 하자 그가 흉기를 빼들고 의원을 향해 수차례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목격자들의 진술은 콕스 의원이 잔인하게 살해됐음을 시사한다. 영국에서 총기 피습은 드문 일이기도 하다. 콕스 의원뿐 아니라 77세 남성도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아직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녀는 시리아 내전 해결을 강조해 왔으며 영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꺼린다며 비판했다.
만일 수사 결과 브렉시트 찬반 대립에 격분한 나머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 일주일 앞으로 투표가 다가온 브렉시트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빗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반대를 호소하기 위한 지브롤터 방문을 취소하고 “우리는 콕스 의원 가족과 선거구민들이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브렉시트 찬반 캠프도 이날 피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날 예정된 투표운동을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콕스 의원은 1995년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했으며 국제극빈자구제기관인 옥스팜(Oxfam) 간부로도 일했다.
콕스 의원의 남편 브렌단 콕스는 “콕스는 사람들이 자신을 죽인 증오와 싸우는데 단결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며 추모했다.
한편 사건의 용의자는 현지에서 ‘토미 메어’라는 성명으로 불렸고, 일부로부터는 ‘외톨이’로 인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이웃들은 그가 평소 매우 조용하면서도 주변에 도움을 주려는 성격을 지녔다고 일간 텔레그래프에 전했다. 용의자는 특히, 지금 지내는 집에서만 40년을 살았고 20년 전 함께 살던 할머니와 사별했다. 할머니가 별세한 이후 그는 자력으로 살아나갔으나 단 한 번도 풀타임 정규 고용직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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