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자주 먹으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주장에 이어 고혈압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보건대학원과 브리검여성병원 공동연구팀은 미국 의료인 18만7천여명의 건강과 식품섭취 등을 25년 이상 추적 조사한 3개 '코호트(동질집단) 연구'의 데이터를 활용,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는 내용의 논문을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온라인판 17일자(현지시간)에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주일에 4~6회 이상 감자를 먹은 집단은 한 달에 1번 정도만 먹은 집단에 비해 고혈압에 걸릴 위험도가 11% 높았다. 특히 기름에 튀긴 감자를 먹은 집단의 위험도는 17% 높았다.
하루 한 끼 감자 대신에 탄수화물이 없는 야채로 대체한 집단은 고혈압 위험이 7% 낮았다.
연구팀은 감자가 혈당을 급속히 올려 혈관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반응 등이 일어나 고혈압으로 진행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감자는 당화지수(탄수화물이 체내에서 당으로 빨리 분해되는 정도)가 높은 반면 고구마는 당화지수가 낮은 식품이다.
앞서 일본 '오사카 암 및 심혈관질환 예방센터' 팀은 감자를 많이 먹을수록 성인(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발표했다. 올해 초엔 임신부 당뇨 위험도 높인다는 조사결과도 나온 바 있다.
한편, 이 논문과 함께 BMJ에 실린 논평에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 마크 해리스 교수는 "건강 관련 연구에선 개별 식품이 아닌 전반적 식품섭취를 살펴보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해리스 교수는 특정 식품과 질병 위험 상관성 관련 연구결과와 권고들이 미디어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때론 그 내용이 상충돼 건강전문가들이 환자 질문에 답하고 지도하는데 장애가 되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호주 디킨대학 라켈 로스 박사도 BMJ 논평에서 "이 논문의 연구결과엔 굽거나 찌거나 으깬 감자가 여성의 혈압상승 위험도를 높였지만 남성의 경우엔 영향이 없었다거나, 감자칩은 혈압과 관계없었다는 등 석연치 않은 점들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식품, 생활방식 등이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나 감자는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섬유소와 비타민C, 칼륨 등이 풍부한 식품이므로 섭취를 꺼리게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체질량지수, 신체활동, 흡연 등 고혈압 위험 상승에 미칠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고 배제했으나 미처 다루지 못한 요인이 있을 수 있으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감자를 너무 자주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나오는 것은 미국에서 정부의 식생활 건강 프로그램에 감자가 채소로 분류돼 있고 탄수화물 과다섭취는 건강에 해로운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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