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당선확률 변동 따른 주가동향 상관관계는 0
▶ 주식시장 “누구든…” 무관심
월스트릿의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시장이 ‘공포의 도가니’로 빠져들 것이라는 ‘대선 괴담’을 퍼뜨린다.
공화당 대통령후보 티켓을 사실상 손 안에 넣은 트럼프가 11월 본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고 백악관에 입성, 자신의 경제공약을 실행에 옮길 기회를 잡는다면 시장은 거대한 ‘재앙의 쓰나미’에 뒤덮이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 데이터는 월가의 괴담을 뒷받침해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무관심으로 일관할 뿐이다.
정치인의 인기도를 주가로 환산해 거래하는 베팅사이트 ‘프레딕트잇’에 따르면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 확률은 그날그날의 뉴스거리와 예비경선 결과에 따라 오르내린다. 그러나 시장은 트럼프의 ‘대권 확률’ 변화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스탠더드 & 푸어스’가 작성하는 종합주가지수 S&P 500의 일일 주가동향은 트럼프의 대선승리 확률과 전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은 지난해 6월 이후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거머쥘 가능성을 놓고 베팅을 벌여왔으나 S&P 500지수의 일일 주가동향과 트럼프 당선 확률 사이의 상관관계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물론 국부적인 상관관계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30일간의 상관관계는 최고 0.4, 최저 -0.4를 기록했다. 상관관계(correlations)가 플러스 영역에 위치하면 트럼프의 대선승리를 예상한 전망치와 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오르내리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마이너스 전망치는 시장과 반대방향으로 진행 중이라는 것을 뜻한다.
지난 30일간 이 두 변수는 낮은 상관관계 수준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는 유권자들이 누구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건 시장은 만족한 반응을 보일 것임을 시사한다.
0.4라는 수치는 대수롭지 않은 상관관계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시장이 대재앙을 주가에 반영할 것이라는 다른 증거도 없다.
금융분석 소프트웨어인 켄쇼(Kensho)에 트럼프와 관련한 주요 이벤트를 입력해도 이렇다할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트럼프가 유세를 펼친 날, 혹은 그의 대통령당선 확률이 하루 만에 최소한 2% 올랐거나 떨어진 날에도 시장은 다른 거래일과 다름없이 움직였다.
CNBC방송의 새로운 서베이에 따르면 월가에서 트럼프의 인기는 최근 몇 주 사이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3월에는 이코노미스트, 펀드매니저와 스트래티지스트의 13%가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경제적으로 최상의 옵션이라는 견해를 보인데 비해 4월에는 4%만이 같은 대답을 했다.
월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선 주자는 공화당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다. 그러나 월가에선 그 누구도 케이식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경선에 뛰어든 다른 후보들도 당선확률과 주식시장의 일일 주가동향 사이에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시장의 무관심이 트럼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다.
뒤집어 말하면 주식시장은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건 개의치 않는다는 얘기다.
현재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 가능성은 25% 정도다.
당내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경선에서 완전히 꺾는다 해도 11월 본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후보를 누를 찬스는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전국 지지율이 50%를 웃돌아야 비로소 월스트릿이 그를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거대한 시장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쑥떡 공론이 나돌고 있지만 데이터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공론일 뿐이다. 시장은 올해 대선에 무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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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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