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경찰국 신임 한국계 경관 크리스 리
6일 오전 9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여러 시를 합친 행정구역) 경찰국 아카데미.
이날 신임 경관으로 임관하는 경찰 아카데미 졸업생 79명이 가족과 경찰 관계자의 열렬한 박수 속에 절도 있는 동작으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민머리를 한 여러 인종의 아카데미 생도 중 한국계 크리스 리(44)도 있었다.
리 신임 경관은 영어 외 다른 나라말을 하는 이중 언어 졸업생 37명 중 한 명이자 미국 바깥에서 출생한 7명의 임관 후보 중 한 명이다.
자신의 생명과 주민의 안전을 지킬 권총을 부여받고 나서 베테랑 경찰 선배들의 총기 검사도 무사히 통과한 리 경관은 졸업식 때 이름이 불리자 단상에 뛰어올라 경찰 아카데미 이수증을 받고 환하게 웃었다.
우리 나이로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원하던 경찰 제복을 입은 터라 더욱 감격스러운 듯했다.

경찰 아카데미 이수증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는 크리스 리 경관
5개월 남짓 훈련을 마치고 경찰 배지를 단 그는 “경찰이라는 좋은 계통의 직업에 들어오게 돼 즐겁다”고 너무나도 명확한 한국말로 입을 뗐다.
열 살이던 1982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리 경관은 34년이 지났지만 “함께 사는 부모님과 주변 친지분과 늘 우리말로 소통하기에 한국어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33세이던 2005년 미국 육군에 자원입대해 2014년 제대했다. 2009∼2010년엔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하는 등 여러 나라를 돌며 보통 사람이 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제대 후에도 계속 제복을 입고 봉사하고 싶어 여러 기관의 문을 두드렸지만 원하는 소식을 듣지 못해 1년 4개월간 마음고생도 심했다.

베테랑 경찰 선배들의 총기 검사를 받는 신임 경관들
리 경관은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군대도 다녀오고 미국에서도 큰 경찰서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경찰국에 들어오게 돼 한국인으로서 자부심도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거듭된 공권력 오·남용으로 미국 사회에서 지난 2년간 경찰의 신뢰가 추락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는 경찰이 될 것이며 좋지 않은 경찰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근무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한인 동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로스앤젤레스 시내 한인 타운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1천만 명 이상이 거주해 미국에서도 가장 인구 많은 카운티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델라웨어 주와 로드 아일랜드 주를 합친 것보다 더 넓다.
지원 제한 연령을 잘 따지지 않는 다른 미국 경찰서처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경찰국도 지원 최소 연령만 19세 6개월 이상으로 정해놨다.
다양한 인종이 살다 보니 한국어를 비롯해 아르메니아어, 베트남어, 헝가리어, 중국 광둥어, 나이지리아 이그보우어 등을 하는 이들이 이날 다수 경관 배지를 달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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