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서 애견호텔에 맡겼던 개 죽자 소송…최종심 판결 임박

모니악 부부의 반려견 롤라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 홈페이지]
미국인들이 작년 반려동물에 쓴 돈은 모두 602억 달러(약 69조5천억원)다. 침대를 같이 쓰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성장기를 남기면서 가족의 일원으로 키운다.
이런 소중한 개가 누군가의 잘못으로 죽었다면 얼마를 돌려받아야 할까?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실제로는 가족처럼 소중한 존재더라도 법률상으로는 자동차나 빵 토스터 같은 '재산'에 불과한 개의 가치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란의 주인공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사는 변호사 부부 밥·엘리자베스 모니악이 보호소에서 데려다 키우던 닥스훈트 잡종견 롤라다.
2012년 모니악 가족은 프랑스로 휴가를 가게 되자 8살이던 롤라와 13살짜리 다른 반려견 캘리를 '바킹 하운드 빌리지'가 운영하는 애견 호텔에 맡겼다. 캘리가 관절염이 있기에 부부는 '리마딜'이라는 소염제를 주도록 호텔에 요청했다.
그러나 부부가 돌아와 롤라를 안아 들었을 때 롤라는 식욕이 없었고 몸을 떨었다. 수의사는 급성신부전 진단을 내리면서 리마딜 과용에 따른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에서 치료를 받은 것은 물론이고 플로리다까지 가서 투석을 수차례 받았지만 결국 9개월 뒤 롤라는 죽었다.
부부는 '바킹 하운드 빌리지' 직원이 캘리에게 줘야 할 약을 롤라에게 잘못 줬다고 보고 소송을 냈다. 업체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조지아주 최종심 법원에서 내달 판결을 앞두고 쟁점이 된 부분은 업체의 과실 여부가 아니라 모니악 부부가 본 피해의 정도다.
업체 측은 롤라가 '재산'이므로 모니악 부부가 받을 수 있는 돈은 '시가'인 '0'이라고 보고 있다. 구조된 유기견인 롤라는 공짜였고 창출하는 수입도 없었으며 가족들이 롤라의 시장가치를 올리는 행위를 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니악 부부는 병원 진료비를 포함해 롤라에게 들어간 비용 6만7천 달러(약 7천700만원)를 물어내라고 요구하면서 가족에게 롤라가 지녔던 실질적 가치를 고려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밥 모니악은 "시가보다 더 큰 가치가 없다면 사람들이 반려견에 쓰는 금액은 합리적이지 않다. 누가 10달러짜리 토스터를 고치려고 1천달러를 내겠느냐"고 말했다.
논쟁은 뜨겁다.
업체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낸 미국수의학협회는 반려동물에 대해 시장가치 이상으로 보상하게 되면 동물을 돌보거나 구하는 사람들이 지게 될 법적 책임이 더 커지고 서비스 비용은 상승하기에 반려동물에 유리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동물법적보호펀드' 등 모니악 가족 편에 선 이들은 반려동물을 치료하고 돌보는 일을 일반적인 자산을 수리하는 일처럼 취급할 수는 없으며 경제적 가치 외의 피해를 인정해야 사람들이 동물들을 제때 치료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동물법 전문가인 데이비드 파버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이번 사건은 동물의 가치에 대한 일반적 시각과 법률적 관점의 차이를 드러내는 전형적인 예라면서 최종심에서는 보통 1, 2심보다 경제적 가치 외의 손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테네시 주에서는 반려동물 소유주는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정서적 상실감을 고려해 5천달러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이런 법을 만들어둔 지역이 그리 많지는 않다고 그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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