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를 국빈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장에서 숨겨두었던 탱고 실력을 뽐냈다.
2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키르치네르문화센터에서 열린 국빈 만찬장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전통춤인 탱고 공연이 펼쳐졌다.
영화 '여인의 향기' 속 알 파치노의 탱고 장면으로도 유명한 탱고 음악 '포르 우나 카베사'(Por una cabeza)에 맞춰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인 아르헨티나 남녀 댄서는 이후 테이블에 앉아있던 오바마 대통령 부부에게 예정에 없던 춤을 청했다.마크리 대통령 부부 사이에 앉아있던 오바마 대통령은 예상치 못한 요청에 당황한 표정으로 두어 차례 손까지 내저으며 고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황금빛 드레스를 입은 여성 댄서 모라 고도이의 거듭되는 요청에 마지 못해 그의 손을 잡았다.
오바마는 고도이의 손을 잡고 일어서면서도 "탱고를 출줄 모른다"고 말했고, 고도이는 "그냥 나만 따라하면 된다"고 오바마를 안심시켰다고 AF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오바마 대통령은 고도이의 리드에 따라 쑥스러운 듯 몇 발짝 떼다가 서둘러 마무리 인사를 하고 들어가려 했지만 다시 댄서의 손에 이끌려 춤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처음의 어색함도 곧 사라지고 오바마 대통령은 금세 상대 페이스를 따라잡았고 음악이 느려지다가 멈출 때는 둘의 스텝이 척척 맞아들어갔다.
고도이는 "나중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춤을 잘 춰서 (오히려) 내가 그의 리드를 따라갔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옆에서는 미셸 여사가 남성 댄서와 함께 수준 높은 춤 솜씨를 뽐냈다.미셸 여사는 팔다리가 무척 길어 춤이 멋있고 율동 재능도 타고났다는 평가를 미국 내에서 받고 있다.
이날도 치마를 휘날리는 재빠른 스텝을 자랑하며 검정 옷을 입은 남성 댄서와 신나게 탱고를 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 댄서의 과감하고 요염한 동작과 함께 춤을 마무리한 뒤 상대의 양쪽 볼에 키스하며 인사했고, 남성 댄서와 춤을 마친 미셸 여사도 남편의 파트너였던 여성 댄서와 포옹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CBS뉴스의 백악관 출입기자 마크 놀러는 자신의 트위터에 고도이와 미셸 여사가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는 사진을 올리고 "댄서가 오바마 여사에게 대통령과의 춤은 그냥 춤일 뿐이라고 확인했다"고 적었다.
만찬장에 있던 초청객들은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깜짝' 탱고 공연에 놀라 벌떡 일어나 휴대하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탱고로 집중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고도이는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축복받은 기분"이라며 "그 탱고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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