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테러 등 유럽 대형 테러 몰렌베이크 출신 지하디스트 소행
▶ 이민자 융합 실패, 30%대 실업률, 편리한 교통…“테러 전진기지”

브뤼셀공항 폭발사건…부상한 두 여성 - 22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의 브뤼셀공항에서 발생한 폭발사건으로 부상한 여성 두 명이 의자에 앉아 있다. 경찰은 이날 공항 출국장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고 도착편은 다른 공항으로 행선지를 변경했다. 벨기에 당국은 최고 수준의 경보를 발령했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연합뉴스>
"우리는 테러 공격을 우려하고 있었는데 결국 발생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동시 다발 테러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테러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다.
유럽 28개 회원국이 가입한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은 '유럽의 수도'로 불린다.
이날 EU 본부와 가까운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하는 등 브뤼셀 테러는 유럽 전체를 겨냥한 테러의 성격도 띠고 있다.

압데슬람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몰렌베이크서 경찰에 체포(AP=연합뉴스)
◇ 브뤼셀 파리 테러로 '테러범 온상' 악명
벨기에는 지난해 11월 130명이 사망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용의자들이 테러를 사전 모의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테러리스트의 온상'이라는 악명을 얻었다.
파리 테러를 자행한 IS는 9명의 주범 중 4명이 벨기에 출신이라고 밝혔다.
파리 테러를 기획하고 지휘한 총책 압델하미드 아바우드와 주범 살라 압데슬람이 브뤼셀 인근 몰렌베이크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지역은 국제테러 모의 온상으로 주목받았다.
브뤼셀 테러 발생 나흘 전인 지난 18일 몰렌베이크에서 체포된 압데슬람은 형이 파리 테러 때 자폭하는 등 3형제가 모두 파리 테러에 가담했다.
벨기에 경찰은 파리 테러 직후부터 4개월 동안 파리 테러에 연루된 용의자 수십 명을 체포했고 이 중 11명을 기소하고 나머지는 석방했다.
압데슬람은 4개월 넘는 도피 기간에 공범들의 협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를 두고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에 관련된 용의자가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TV 제공>> ‘테러 온상’ 브뤼셀 몰렌베이크…실업문제 해결해야
◇ 벨기에 이민자 융합 실패로 테러 전진기지 돼
벨기에는 인구 1천50만 명의 작은 나라다.
그러나 국제급진주의연구센터(ICSR) 따르면 벨기에의 인구 대비 지하드(이슬람 성전) 참전 비율은 유럽에서 가장 높다. 인구 1백만 명당 40명으로 프랑스의 2배, 영국의 4배다.
또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 지하드에 참전한 뒤 귀국한 벨기에 국적자가 100명이 넘는 것으로 벨기에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아직 이날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단체는 나오지 않았지만 직·간접적으로 이런 귀국자들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파리 테러 용의자를 대거 배출하면서 테러 전진기지로 악명을 얻은 몰렌베이크 등에는 이슬람권 국가 이민자들이 많이 몰려 살고 있다.
몰렌베이크는 인구 10만 명 중 30%가 이슬람교 신자로, 테러 전문가들은 이곳을 유럽 대륙에서 이슬람의 '정치적 수도'로 묘사했다.
이곳의 실업률은 30% 안팎에 달해 현실에 절망하고 불만을 품은 이민자 후손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돼 테러범이 될 가능성이 어느 곳보다 크다.
작년 파리 테러 때 테러 공범의 호텔을 예약하고 자동차로 테러 현장에 실어 나른 압데슬람이 최근 체포된 곳도 몰렌베이크였다.
압데슬람 뿐 아니라 지난해 8월 파리행 고속열차 테러를 기도한 아유브 엘 카자니도 몰렌베이크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해 4명의 사망자를 낸 브뤼셀의 유대인 박물관 테러범도, 2004년 마드리드 테러범도 몰렌베이크 출신이다.
벨기에는 또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과 도로 또는 고속철도 등으로 사통팔달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테러 용의자들은 이동하거나 숨기에 쉬운 브뤼셀 주변 도시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압데슬람은 체포 후 경찰 조사에서 "브뤼셀에서 뭔가를 새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실행될 수도 있었다"고 말해 테러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음을 밝혔다.
벨기에 정부는 파리 테러 이후 몰렌베이크 등에서 대규모로 테러 용의자 체포 작전을 벌였으며 학교에서 반(反) IS 교육도 진행해 왔으나 이번 테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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