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J 심슨 사건의 희생자인 니콜 브라운과 로널드 골드먼
미국프로풋볼(NFL) 슈퍼스타에서 각종 범죄로 영어의 몸이 된 OJ 심슨(69)이 최근 자신이 살던 집에서 발견된 '피 묻은 흉기'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연예잡지 피플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을 보면, 현재 네바다 주 러브락 교정센터에서 복역 중인 심슨은 살인 사건 현장에서 22년 만에 발견된 흉기 소식을 듣고도 별걱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고 그를 면회한 전 매니저 노먼 파도가 전했다.
심슨은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인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2008년 징역 33년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심슨은 흉기가 내년에 열릴 자신의 가석방 심사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파도는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 시 경찰이 지난 4일 심슨의 집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한 피 묻은 흉기는 희대의 미제 사건으로 남은 'OJ 심슨 사건'을 풀 열쇠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심슨은 1994년 6월 숨진 채 발견된 전 부인인 백인 니콜 브라운 심슨과 그의 연인 로널드 골드먼을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돼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에선 살인 사건의 실체 규명보다 '인종 차별' 논란이 세인의 더 큰 시선을 끌었고, 배심원단이 증거 불충분으로 심슨에게 무죄 평결을 내리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1998년 철거된 심슨의 집에서 나온 피 묻은 흉기는 그래서 사건의 실체를 밝힐 중요한 증거로 꼽힌다.
로스앤젤레스 시 경찰 당국은 초기 조사 결과 이 흉기가 당시 살인사건과 연계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양한 과학 수사 기법을 동원해 연관성을 캐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유전자 검사 결과가 사건 실마리 제공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철거 현장에서 일하던 공사장 인부가 땅에 묻힌 이 흉기를 발견해 친구인 전직 경찰 조지 메이컷에게 2003년에 넘겼다.
1998년 퇴직한 메이컷은 로스앤젤레스 시 경찰국에 관련 사실을 보고했으나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하자 흉기를 자신의 공구 상자에 13년 가까이 보관해오다가 지인의 신고로 최근에서야 이를 경찰국에 제출했다.
메이컷은 심슨 사건이 마무리됐다는 수사 당국의 얘기를 듣고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흉기를 공구함에 처박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피 묻은 흉기가 당시 심슨의 살인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로 판명되더라도 심슨을 살인죄로 기소할 순 없다. 헌법에 규정된' 이중 처벌 금지의 원칙' 때문이다.
미국 언론은 또 피 묻은 흉기의 훼손이 심해 혈흔 추적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슨은 1997년 형사 재판과 별도로 유족이 제기한 '잘못된 사망'에 대한 민사 재판에서 배심원단의 만장일치 평결로 살인과 구타 혐의에서 유죄를 인정받았다.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OJ 심슨
재판부는 심슨에게 3천350만 달러(약 404억8천475만 원)를 유족 측에 배상하라고 명령했고, 심슨은 이듬해 소장한 각종 기념품 등을 경매에서 팔아 50만 달러를 골드먼의 유족에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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