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는 소득뿐만 아니다. 의료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빈부간 기대 수명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부자가 오래 살고 가난한 사람의 기대 수명이 비교적 짧은 것은 이미 오래전 부터 있었던 사회 현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 격차가 놀랄만큼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성향의 사회과학연구소 브루킹연구소가 지난 12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920년 출생자 중 상위 소득 10%대 남성과 하위 소득 10%대 남성간 기대 수명 차이는 약 6년 정도 였다. 그러나 30년 뒤인 1950년 출생자들의 경우 각각의 소득 수준 남성간 기대 수명 차이가 무려 약 14년으로 벌어졌다.
여성도 같은 기간 빈부에 따른 기대 수명 차이가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기대 수명 격차는 1920년 출생 여성간 약 4.7년에서 1950년생 여성의 경우 약 13년으로 무려 3배나 차이를 보였다.
기대 수명 연장 추세 역시 빈부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가난한 사람은 기대 수명이 예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부자의 기대 수명은 크게 연장돼 기대 수명 불평등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였다. 하위 소득 10%대 남성중 1920년 출생자의 기대 수명은 약 72.9세, 1950년생은 약 73.6세로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반면 상위 소득 10%대 남성의 기대 수명은 같은 기간 약 79.1세(1920년생)에서 약 87.2세(1950년생)로 크게 연장됐다. 발달된 의학 기술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부가 필수 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빈부간 기대 수명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한가지 원인보다는 여러 원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첫번째로 지목된 원인은 빈부간 흡연율의 변화다. 성인 사망 원인 1위인 흡연율이 고소득, 고학력자 층에서 지난 수십년간 현저히 낮아진 반면 저소득, 저학력층에서는 반대로 높아지는 추세다.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늘고 있는 비만율 역시 빈부간 기대 수명 차이를 벌어지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립과학원’(NAS)에 따르면 2010년 기준 하위 소득자들의 비만율은 약 37%였고 상위 소득자의 비만율은 약 31%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 뇌졸중 등 사망으로 이르게하는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다.
엘리자베스 H. 브래들리 예일대 공공보건학 교수는 “의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이 존재하는 한 빈부간 기대 수명 격차가 좁혀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소득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한 기대 수명 격차가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가난한 사람의 수명이 부자보다 짧아지면서 사회 보장 연금과 메디케어 등의 혜택을 덜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부자의 경우 오래 살면서 사회적 혜택을 더 많이 받게 되는 부의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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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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