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잔 황 ‘꿈’
포장마차는 술 취한 승객들을 싣고 달린다
마부는 말 부리는 틈틈이 술병을 따고
꼼장어를 굽고 국수를 말아
승객들의 허기를 채우느라 여념이 없다
술 취한 승객들은 마차의 속도를 모른다
하지만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러니까 포장마차는
시간의 도로나 레일 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수시로 포장을 열고 닫으며 승차와
하차하는 사람들 후끈 달아오른 실내에서
계통 없이 떠들어대는 사람들
바깥은 찬바람이 불고
빈 술병은 한구석에 쌓여 작은 산을 이룬다
이윽고 종착역인 새벽에 도착한 마차가
마지막 승객을 토해놓고
마부는 두 손을 어깨 위로 올려 기지개를 켠다
어디 먼 데서 기적 같은 말 울음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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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는 밤을 달리는 마차다. 시간의 레일을 씽씽 달리는 신기한 마차다. 주인인 마부는 틈틈이 술병을 따고 꼼장어를 굽고 국수를 말고 사람들은 아래 위 없이 술기운에 후끈 후끈 떠들어댄다. 마차의 빠른 속도는 마차를 세상에서 분리시킨다. 그래서 이 포장마차는 사실적이고도 심미적이다. 승객들이 내리고 타고 찬바람도 잠시 탔다 내린다. 포장마차라는 서민적 밤 풍경을 환몽적 활기와 훈훈함으로 그려낸 참 좋은 시다. 임혜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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