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 카지노 자금 5,000만원 꾼 뒤 ‘모르쇠’
▶ “갚아달라 요구에 무릎 꿇리고 뺨 때려” 피소

린다 김씨가 작성한 차용증서. <연합>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0년대 중반 군 무기도입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한 여성 로비스트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주 한인 린다 김(63·사진)씨가 최근 한국에서 한 관광 가이드로부터 카지노 자금 5,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채 ‘갑질 논란’에 휘말려 검찰에 고발을 당했다.
면세점에 화장품 납품을 하며 부업으로 관광가이드 일도 하는 정모(32)씨는 최근 린다 김씨의 욕설 등이 담긴 음성 녹취록과 전치 3주 진단서 등을 토대로 인천지검에 사기 및 폭행혐의로 그를 고소했다고 연합뉴스가 17일(이하 한국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12월15일 지인 이정희(가명·58·여)씨로부터 유명 인사가 급전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5,000만원을 전달하기 위해 인천 영종도의 한 카지노 호텔로 갔다가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본명 김귀옥)씨를 만났다는 것이다.
정씨에 따르면 당시 호텔 방에 들어서자 “어이. 권 장관. 양아치 짓하면 안 돼. 이번 무기는 말이야…”하는 화가 난 듯한 목소리의 통화음이 들렸다. 정씨는 이같은 통화내용을 듣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린다 김씨의 통화내용을 듣고 위압감을 느낀 정씨는 “돈을 빌려 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고서 호텔방을 빠져나왔으나 뒤따라 나온 지인 이씨가 강원도 춘천의 12억원 땅 계약서를 보여주며 자신이 직접 보증을 서겠다고 해 다시 이씨를 따라 호텔방에 들어갔다.
정씨가 방에 들어서자 린다 김씨는 “내가 누군지 몰라. 이 시계가 1억8,000만원짜리야. 반지는 15캐럿이고. 미국에서 그랜드 호텔도 운영하고 있어. 너 이런 식이면 한국에 못 산다. 좋게 돈 주고 가”하며 화를 낸 뒤 노트 한 장을 찢어 차용증을 썼고 지장도 찍었다.
다시 16일 자정쯤 전화를 해온 김씨가 “카지노에서 1억5,000만원을 날렸어. 5,000만원만 더 밀어줘. 그러면 10억원을 줄게”라고 했으나 정씨는 핑계를 대며 “더는 돈이 없다”고 거절했고, 다음 날인 17일 오후 1시. 돈을 돌려받기로 한 시각이 돼 정씨는 영종도 호텔 방에 찾아가자 린다 김씨는 “못 주겠다”며 정씨를 한 차례 밀치고선 뺨을 휘갈겼다고 정씨는 전했다.
린다 김씨는 “싸가지 없는 놈. 무릎 꿇고 빌면 돈 돌려줄게. 꿇어”라고 말해 돈을 받아야 하는 처지인 정씨가 무릎을 꿇고 “이모님. 제발 돈 좀 돌려주세요. 제가 죄송해요. 저한테는 정말 큰돈입니다”라며 사정하자 린다 김씨는 며칠 안에 돈을 갚을 테니 돌아가라고 했다.
그러나 5,000만원과 이자를 대신 줄 거라며 린다 김씨가 연락처를 알려준 ‘마포 조박사’ 등 지인 2명은 2개월이 지난 최근까지도 정씨를 사채업자로 몰며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그 사이 린다 김씨는 정씨의 문자 메시지와 휴대전화를 수차례 피했다.
이에 린다 김씨를 인천지검에 고소한 정씨는 “돈을 빌려가 놓고선 갚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굴욕을 줬다”며 “당시에는 돈 때문에 참았지만 지금은 돈을 돌려받는 것보다도 가해자가 꼭 처벌을 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린다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5,000만원을 빌리기로 하면서 500만원 선이자를 먼저 떼고 4,500만원을 받았다”며 “돈을 빌린 것은 맞지만 중간에 감정이 나빠져 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호텔방에서 통화는 권 장관이 아니라 권 장군과 한 것”이라며 “호텔방에서 어깨를 한 차례 때린 적은 있지만 무릎을 꿇린 사실은 없고, 정씨에 대해 법적 대응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검찰은 사건이 벌어진 호텔 관할의 인천 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넘겼고, 경찰은 조만간 린다 김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린다 김씨는 1995∼1997년 군 관계자들로부터 백두사업 등과 관련해 군 관계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2000년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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