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폰 빼앗으니 사이 서먹해지고 더 비뚤어져
▶ 학부모들“이러지도 저러지도…”하소연 급증
중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을 둔 한인 서모씨는 매일 집에 오면 가방을 던져두고 하루 3시간 이상 모바일 게임을 하거나 카카오톡으로 친구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 깊다.
특히 서씨는 얼마 전 아들이 셀폰을 도가 지나치게 가지고 놀자 이를 압수했다가 입에 담기 힘든 말을 사용하며 대드는 아들의 폭력성을 감당하지 못해 상담기관까지 찾았다.
서씨는 “아들과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하고 그러자니 셀폰으로 오락만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분통이 터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8학년과 5학년 남자 형제를 키우고 있는 김모씨도 지난해 가을학기 큰 아들의 성적이 떨어지자 올해부터는 모바일 및 인터넷 게임을 하루 1시간 이상 하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가 자녀와 점차 서먹해지고 있는 기분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강압적으로 게임 금지를 시켰지만 아이의 성적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사이만 멀어지고 있다”며 “나를 봐도 인사만 할 뿐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다”고 말수가 부쩍 준 아들을 걱정했다.
이처럼 한인 청소년들이 과다하게 모바일이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면서 게임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거나 공부 등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결국 성적이 떨어지거나 탈선을 하게 되는 게임중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녀의 지나친 게임중독으로 인해 강압적으로 인터넷이나 셀폰 사용을 금지했다 사이가 서먹해지거나 멀어져 강압적인 태도를 후회하는 한인 부모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LA 한인가정상담소(KFAM)와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에 따르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교 자녀를 둔 한인 10가정 가운데 9가정은 자녀들의 셀폰 및 인터넷을 이용한 게임중독으로 자녀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나 한인 가정 내 자녀들의 게임중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KFAM에 따르면 각종 문제로 상담소를 찾는 한인 14~17세 남녀 중 80% 이상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게임 혹은 인터넷에 낭비하는 등 중독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및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자녀들의 경우 셀폰이나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중독예방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해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자녀에 대한 회유책으로 사용을 제한하거나 압수하는 경우 오히려 자녀들과 멀어지거나 아이의 폭력성을 키워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KFAM 폴 윤 카운슬러는 “인터넷이나 셀폰 보급이 일상화가 된 이상 무조건 사용을 금지하도록 하거나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면 자녀들 정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녀들을 이해시키기는 힘들겠지만 차분하게 대화를 통해 인터넷이나 모바일 게임중독의 부정적인 면들을 같이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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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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