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 김양건 사망에 의문제기 “김정은과 불화 가능성”

현지시간 30일 북한 각계 인사들이 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있다. <연합>
북한의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본보 30일자 보도)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이 그의 사망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북한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양건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고 보도하는 등 대대적인 추모 모드로 전환했다.
■고위층 잇단 교통사고 사망 의문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30일 과거에도 고위층 인사들이 불명확한 교통사고로 사망한 적이 있다며 사망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탈북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북한의 고위층들은 좋은 차와 운전기사가 있다”며 “그들이 손수 운전해야 하는 유일한 경우는 최고 지도자가 주최하는 파티에 초청 받았을 때로, 고위층 연루 교통사고는 대부분 파티장 참석 또는 참석 후 귀가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조지아대의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 교수는 “북한에서 (고위층) 교통사고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사망한 김 비서 사이에 어떤 불화가 있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양건 사망을 두고 권력암투에 의해 숙청을 당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 발표된 것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양건은 누구
김양건은 대남정책과 사업뿐 아니라 대외분야를 총괄해온 북한 정권의 실세 가운데 한 명으로, 김정은의 총괄 외교 브레인으로 꼽혀 왔다.
1942년 평남 안주 출생으로 김일성 종합대학을 나와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에서 지도원, 부과장, 과장, 부부장, 과장의 직책을 맡으면서 외교업무 경험을 쌓았고, 2007년 초 통일전선부 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측 주역으로 꼽히며, 북한의 대중국 라인 역할도 맡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일정을 물밑에서 지휘했다. 지난 8월 지뢰 도발로 인한 긴장국면에서도 ‘김정은식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하며 대화 분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대남 총괄은 누가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김양건의 사망으로 그를 대신해 남북대화를 주도할 인물이 누구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북한의 대남 분야 2인자로 꼽혀온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그는 한때 신변이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번 김양건 장례를 위한 장의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려 건재함을 드러냈다.
김완수 조국통일 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서기국장 겸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북한 대남라인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맹경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도 ‘포스트 김양건’ 후보로 거론된다.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로 나선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도 후보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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