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껏 밝혀진 액수만 800만달러…美 전역으로 수사 확대

복권 추첨 기계 조작해 당첨금 타내려다 잡힌 팁턴(AP)
'복권의 나라' 미국에서 복권 산업에 종사하는 내부자가 당첨 번호를 미리 알고 재산을 불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여러 주에서 팔려 '전국 로또'로 불리는 다주(多州·multi-state) 복권을 대상으로 범죄가 저질러졌으며, 또 다른 다주 복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일어났는지를 조사하고자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를 보면, 다주 복권 연합의 보안 책임자로 일하던 에디 팁턴은 무작위 숫자 추첨 컴퓨터에 당첨 번호를 미리 알려주는 소프트웨어를 남몰래 삽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다주 복권 연합의 본부가 있는 아이오와 주에서 2010년 변장을 한 채 당첨금 1천650만 달러(약 195억3천600만 원)가 걸린 복권 티켓을 산 장면이 폐쇄회로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수사 당국에 덜미가 잡혔다.
콜로라도와 위스콘신, 오클라호마 등 3개 주 복권 기관은 팁턴 일당에게 이미 당첨금 800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혀 팁턴이 챙긴 금액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오랜 수사 끝에 복권 조작, 돈세탁 등의 혐의로 팁턴에게 징역 10년형을 구형한 검찰은 올해 7월 열린 재판에서 복권을 사기 직전 추첨 컴퓨터실에 팁턴이 들어가는 폐쇄회로 카메라 동영상도 공개했다.
그는 당시 1분당 1초만 녹화하도록 카메라 감시 장치를 조작한 뒤 컴퓨터에서 당첨 숫자를 미리 빼내 복권을 사러 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팁턴의 변호인은 소프트웨어의 존재가 없다며 그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팁턴에게서 당첨 숫자를 미리 받아 다른 주에서 복권을 사는 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대학 친구와 동생 등은 팁턴이 '해당 소프트웨어에 꽂혀 있었다'며 불리하게 증언했다.
컴퓨터 전문가로 2003년 복권 업계와 인연을 맺은 팁턴은 2013년 다주 복권 연합 보안 책임자로 승진했다.
그는 2005년부터 꾀어낸 일당과 함께 6년간 4개 주에서 당첨금을 긁어모았다.
수사 당국은 다른 주와 미국령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조작과 당첨금 가로채기가 벌어졌는지 조사를 넓히고 있다.
2년 반 동안 이 사건을 조사해 온 아이오와 주 법무부 부장관 출신 토머스 밀러는 "4개 주에서만 복권 조작이 이뤄졌다고 믿는 건 무척 어리석은 생각"이라면서 "바퀴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을 때 아직 찾지 못한 100마리 이상이 주변에 있는 것과 같은 논리"라며 수사 확대를 강조했다.
미국 35개 주와 미국령 복권 기구 2곳 등 37개 단체가 가입한 다주 복권 연합은 1등 천문학적인 당첨금을 내거는 메가밀리언스, 파워볼 등 7개 전국 로또의 추첨 등을 담당한다.
네바다와 유타, 미시시피, 앨라배마, 알래스카, 하와이 등 6개 주를 빼고 미국 44개 주에서 메가밀리언스와 파워볼 복권이 팔린다.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푸에르토리코에서도 두 복권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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