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인 종교지도자 100명 지지선언 예정에 ”재고하라” 공개 압박
미국 흑인 지도자들이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지지 문제를 놓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목사 등 100명의 흑인 종교 지도자들이 단체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움직임을 보이자 다른 흑인 지도자들이 재고할 것을 공개 압박하면서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는 양상이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흑인 종교 지도자 100명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는 오는 30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이들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오하이오 주(州) '뉴 스피리트 리바이벌 센터'의 목사인 대럴 스콧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가 가장 훌륭한 대선 후보감이며, 언론에 등장하는 그의 인종차별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인종차별의 아주 미묘한 흔적까지 찾아보려 했지만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스콧은 자신을 포함해 흑인 종교 지도자들과 트럼프의 30일 회동을 주선한 인물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목사로 활동 중인 마크 번스 역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목사와 교수, 인권운동가 등 100여 명의 흑인 지도자들이 27일 흑인 여성들이 주로 보는 잡지 '에보니'에 공동 기고문을 내고 트럼프에 대한 지지 선언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트럼프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분열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단어를 일상적으로, 그리고 공공연하게 사용했다"면서 "흑인들을 병적인 존재로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를 지지함으로써 당신의 신자나 세상에 보내려는 메시지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최근에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유세에 참여한 한 흑인을 트럼프 지지자들이 때리고 발로 찬 것을 그가 정당화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1일 앨라배마 주(州) 버밍햄의 트럼프 유세 현장에 한 흑인 인권 운동가가 난입해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는 구호를 외쳤다가 끌려나갔는데 이에 대해 트럼프는 "정말 불쾌하고 역겨웠다. 그는 좀 두들겨 맞았어야 했다"고 두둔했다.
이 흑인 남성은 당시 경호원들의 주먹과 발길질 세례를 받은 것은 물론 목이 졸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트럼프와의 30일 회동을 주선한 스콧은 "회동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주선했을 뿐이다. 참석자 가운데 일부 목사는 트럼프를 아직 만난 적이 없으며, 일부는 '내가 지지할 준비가 돼 있는지 잘 모르겠다. 트럼프를 직접 만나보고 얘기를 들어보려 한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동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다 내 친구들인데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내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반드시 그들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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