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미국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Federation of America) 진료소에서 총격 연쇄살인을 벌인 용의자의 이름이 로버트 루이스 디어(57)라고 현지 경찰이 28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로 밝혔다.
경찰은 디어의 이름, 나이, 사진 외의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으로 보면 디어는 백인 남성으로 추정된다.
그는 보석 불허 조건으로 구금돼 있으며 30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디어는 전날 오전 소총을 들고 진료소에 난입해 총격을 벌였으며, 오전 11시 38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과 건물 내에서 5시간가량 총격을 주고받으며 대치하다가 오후 4시 52분께 경찰에 투항했다.
총격으로 숨진 사람은 진료소 내에 있던 민간인 2명과 경찰관 개럿 스웨이지(44) 등 3명이며, 부상자는 경찰관 5명과 민간인 4명 등 9명이다.
경찰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으며, 동기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미국 가족계획연맹은 1970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가족계획법에 서명한 후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으나, 최근 수년간 미국 의회 보수파는 이 단체가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면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16년 가족계획과 피임기구 보급 운동의 선구자인 마거릿 생거(1879∼1966)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개설한 진료소로 출발했으며, 1942년부터 지금과 같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미국 전역에서 약 700개의 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총격이 벌어진 진료소는 인공임신중절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낙태 허용을 반대하는 이들이 항의 시위를 자주 벌여 온 곳이기도 하다.
이 진료소가 있는 콜로라도스프링스는 미국 언론에서 '복음주의자들'로 통칭되는 개신교 근본주의자들과 낙태 반대 운동을 벌이는 기독교 보수 단체들의 세력이 매우 강한 곳이다.
미국 전국낙태연맹에 따르면 1977년 이후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하는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 등 의료 종사자 8명이 살해당했다. 최근 피살 사례는 2009년에 발생했다. 또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하는 의료기관들에 대한 무단침입, 기물파손, 방화, 살해 위협 등 폭력 사건이 약 7천 건 보고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이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희생자들과 그 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갈수록 더 많은 미국인과 그들의 가족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총격 사건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이런 게 정상적인 것이 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며 총기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