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중매를 보게 되었다. 한국에서 결혼에 실패하고 친척집에 바람쐬러 왔다가 우연히 미 시민권자 남자를 만나게 되어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남자도 재혼이라서 서로 통하는 것이 있었고, 주위에서 얼른 결혼식을 하라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무비자로 입국하여 영주권 신청을 못한다고 걱정해 주었다. 그런 상황에서 예비 부부는 나를 찾아 왔다.
원래 무비자로 입국하면 90일 동안 체류할 수 있으나 비자 변경이나 연장 혹은 영주권 신청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시민권자와 결혼하는 것이다.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영주권 신청을 미국내에서 할 수 있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은 오자마자 혼인신고를 하면 안된다. 어떤 이는 한국의 약혼녀가 무비자로 미국에 온지 일주일만에 혼인신고를 하고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인터뷰에서 낙방했다. 결국 약혼녀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미 대사관에서 다시 이민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을 밟아야 했다.
이처럼 무비자로 입국 후 곧바로 혼인신고를 하면 ‘사전 의도’가 있은 것으로 간주되어 무비자 목적 위반이 된다. 입국 후 최소한 60일 이상이 지나야 하며, 안전하게 90일이 지난 뒤 혼인 신고를 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불법이 된다고 하더라도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예비 부부에게 이민법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서둘러서 혼인신고를 하지 말라고 자문해 주었다.
또한 혼인 신고를 할 때 주의사항도 알려주었다. 이혼이 되지 않는 결혼은 무효이다. 두 사람 다 재혼이기 때문에 이혼이 확정된 서류가 있어야 된다고 말해 주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혼인증명서에 이혼이 나와야 하고 미국의 경우에는 이혼 판결문이 있으면 된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결혼 라이센스(Marriage license)는 법적 결혼 증서가 아니다. 결혼 라이센스를 통해서 법원에 공증된 결혼 증명서(Marriage register)를 발급받아야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다. 버지니아의 경우에는 결혼 증명서 신청서 부모의 이름을 각각 기록하게 되어 있는데 부모의 영문 이름 철자를 여권대로 적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나중에 법원을 통해서 수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주마다 요구하는 사항이 다를 수 있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이민법을 몰라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이 없도록 전문가와 상의하여 신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왜냐면 사랑도 신분과 함께 가기 때문이다. 문의(703)914-1155
<전종준 변호사, 워싱턴 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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