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무장 흑인 청년 피격 사건 후 연일 경찰서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미니애폴리스 주민들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시에서 23일 밤늦게 벌어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인권 시위 중 총격이 일어나 시위대 5명이 다쳤다.
경찰은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총을 쏜 백인 남성 3명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현재 추격 중이라고 미국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다리와 팔, 복부에 총을 맞은 부상자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미국 언론은 소개했다.
이 지역 인권 단체와 흑인들은 지난 15일 경찰이 비무장 흑인 청년 자마르 클라크(24)에게 총을 쏴 그를 뇌사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한 뒤부터 연일 경찰서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던 중이었다.
여자 친구와 말싸움 중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수갑을 찬 클라크는 땅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
경찰은 클라크가 먼저 출동한 응급구조요원과 몸싸움을 벌여 어쩔 수 없이 발포했다고 주장한 데 반해 목격자 수 십명은 경관 2명이 공권력을 과잉으로 집행했다고 맞서면서 이 지역은 흑인 인권 단체의 거센 저항에 휩싸였다.
이날 총격 사건은 시위대가 경찰서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던 지점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시위 참석자들은 복면한 채 계속 시위대 주변을 맴돌던 백인 남성 3명에게 현장을 떠나달라고 요청했고, 잠시 후 이 용의자들은 총을 꺼내 들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총성이 울리자 경찰 수십 명이 곧바로 출동해 대응 사격을 하고 시위대를 보호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남성들이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이들을 추적하는 한편 시민의 구체적인 제보도 기다리고 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미니애폴리스 지부장인 네키마 레비 파운즈는 "며칠 사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웹사이트와 대화방에서 시위에 대한 대화가 많이 오간 것을 알고 무척 경계해왔다"면서 "이들이 무기를 시위 현장에 가져오고, 시위대와 경찰의 대치를 선동하는 일을 벌이자는 식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총격 사건으로 부상자가 나오자 클라크의 가족은 급히 성명을 내고 연대와 지지를 보내준 시위대에 감사의 뜻을 건네면서도 시위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서 앞에서 벌여온 점거 농성을 끝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의 파장을 고려해 미네소타 주 범죄수사부는 물론 미국 연방수사국(FIB) 등 연방 기관도 클라크 사건을 합동으로 조사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