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카운티 노숙자 대란
▶ 지난 1년새 20% 증가 부촌 행콕팍까지
LA 노숙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국적으로 경제 회복 덕분에 노숙자가 크게 줄고 있지만 LA와 뉴욕 등 대도시를 비롯해 하와이, 워싱턴, 오리건주 등에서는 노숙자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LA는 지난해보다 노숙자가 20%가량 늘었으며, 전체 노숙자 중 셸터에 들어가지 않고 길에서 사는 노숙자 비율은 전국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20일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LA노숙자 문제를 짚어 본다.
■ LA 1년 새 20% 증가주택도시개발부(HUD)가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노숙자는 56만4,708명(2015년 1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2014년보다는 2%,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보다는 11%가 감소했다. LA시와 카운티의 노숙자는 4만1174명으로, 전국 노숙자의 7%가 LA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수만 비교하면 뉴욕에 더 많은 노숙자가 살고 있다.
뉴욕 노숙자는 7만5,323명으로 전국 노숙자의 14%를 차지한다. 문제는 증가율이다. LA와 뉴욕은 노숙자 증가율이 전년 대비 10~20%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보다 LA 노숙자는 6,781명으로 20% 늘었고, 뉴욕은 7,513명으로 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전국에서 노숙자가 가장 많은 곳은 캘리포니아로 전체 노숙자의 21%(11만5,738명)가 살고 있으며, 뉴욕에는 전체 16%인 8만8,250명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 10명 중 7명 길에서 잔다LA의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체 노숙자의 70%가 셸터가 아닌 거리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대도시 중 노숙자의 거리 노숙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샌호제/샌타클라라시티&카운티(70.6%)다. 하지만 실제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의 수를 비교하면 비율로 2위를 차지한 LA시&카운티(70.3%)가 훨씬 많다.
샌호제/샌타클라라시티 노숙자수는 6,556명인 반면 LA시&카운티의 노숙자수는 4만1,174명이다. 이 중 2만8945명이 길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샌호제/샌타클라라시티 전체 노숙자보다 4배 이상 많은 수다.
16년째 다운타운에서 노숙자 사역을 하고 있는 예수사랑 세계선교회 조병국 대표는 “감옥에서 출소하거나 타주에서 옮겨 오는 등의 이유로 LA에는 매년 5,000명 이상의 노숙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새해가 밝는 12월 말일 다운타운에 가보면 노숙자들이 추위에 떨면서 재킷을 머리 위까지 올려서 자고 있다. 한인들 후원으로 마련한 담요를 덮어주고 오곤 한다”고 말했다.
■ 이웃이 되어버린 노숙자노숙자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다운타운을 벗어나 고급 주택가에서도 노숙을 하는 홈리스들도 생겨나고 있다. 행콕팍에 거주하는 한인 제임스 박(56)씨는 “노숙자는 다운타운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대로에서 골목으로 들어오는 길가에 노숙자가 밤새 지내고 간 흔적이 있어 의아했다”며 “LA에 노숙자가 많아진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에 LA 시의회는 내년 봄까지 공공건물을 노숙자 셸터로 전환, 개방한다는 대책을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련단체 및 교계 관계자들은 정부 대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한인들이 노숙자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주장로회신학대 송인서 교수는 “이제 LA에서 노숙자는 매일 길에서 만나는,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웃”이라며 “단순히 연말이라 돕는다, 기부한다는 단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이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랑할 것인지 새로운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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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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