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사무소 무성의 더 못참아” 공동대응
▶ 고장시설 수리요구 묵살·경비원 욕설

한인 대표 황순배(왼쪽)씨를 포함한 30여명의 노인아파트 입주자들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며 항의를 하고 있다.
노인아파트에 입주해 있는 한인 노인들이 관리사무소 측의 무성의한 서비스에 항의하기 위해 공동대응에 나섰다. 노인들은 그동안 저렴한 노인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각종 불이익을 참아왔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리사무소가 너무해20일 LA 다운타운 내 한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노인들은 ‘입주자 회의’를 열었다. 이날 30여명의 한인 노인들이 모여 그동안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의 무성의한 서비스를 성토했다.
이 노인아파트에는 350가구 중 3분의 2 가구에 한인 노인들이 살고 있다. 입주자 회의에서 한 노인은 “노인아파트에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지만 관리사무소나 경비원들은 우리 의견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영어가 서툴다는 이유만으로 받는 불이익과 불편함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한인 노인들은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 ‘언어장벽과 경비원들의 불친절’을 꼽았다. 노인들은 ▲영문으로 된 안내문 이해부족 ▲집안 내 시설물 고장 수리요청 묵살 ▲벌레 퇴치요구 묵살 ▲노인 대상 경비원의 욕설 ▲외부인 아파트 침입 ▲관리사무소 측 고압적 자세 등을 주장했다.
특히 노인들은 일부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이 ‘규정과 원칙’을 강조한 태도에 더욱 분개하고 있다. 또 다른 노인은 “관리사무소가 안내문을 영어로 붙여놓아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각종 시설물 고장 수리요청도 컴퓨터 전산망을 이용하라지만 우리들 대부분 컴퓨터를 다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측 “입주자들 지나친 요구”노인아파트 관리를 책임지는 관리사무소 측은 일부 입주자들이 지나친 요구를 한다는 입장이다. LA 다운타운 내 노인아파트 입주자 회의에 참석한 관리사무소 본사(매니지먼트) 책임자는 “한국어 안내는 선택사항일 뿐 의무사항은 아니다”고 말해 입주자들의 원성을 샀다.
또 한인들이 많이 사는 노인아파트에는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고용 배치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입자 분쟁을 조정하는 한미연합회(KAC) 크리스 리씨는 “노인아파트 민원이 들어와 관리사무소 측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고충을 전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한인 노인들이 시청과 정치인들에게 공식 민원을 제기하자 대화에 나섰다. 한인 노인들이 ‘여론조성’ 필요성을 자각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문제해결 실마리가 나타난 셈이다.
■민원해결 의지 중요KAC 세입자 분쟁조정위원회 등은 노인아파트 주민들에게 민원발생 때 ‘공식 절차’를 강조했다. 특히 한인 노인들이 감정만 앞세운 문제해결 요구방식은 효과를 거두지 못할 때가 많다.
반면에 노인아파트 입주자들이 공식 절차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자세는 중요하다. 입주자 모임을 구성하고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시 정부나 노인아파트 관리사무소 측도 무시하지 못한다.
20일 입주자 회의를 개최한 한인 노인들은 관할지역 시 의원과 주 상·하원, 노인국에 민원해결을 공식 요청하면서 처음으로 관리사무소 본사 직원과 대면할 기회를 가졌다. 이날 관리사무소 측은 한국어 안내 서비스 제공, 이중언어 구사자 채용, 시설물 수리요구 절차 간소화 등을 약속했다.
입주자 회의에는 주 상·하원 보좌관들도 참석했다. KAC 세입자 분쟁조정위원회 크리스 리씨는 “세입자들이 불편을 겪을 경우 항의내용을 전달한 문서와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인 노인들이 노인아파트에서 겪은 문제에 대해 공동 목소리를 낸 행동은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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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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