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향긋한 커피 향과 함께 또르르 떨어지는 커피의 소리가 하루를 알린다. 창문에 살며시 노크하는 아침햇살과 함께 밤새 고인 이슬방울 소리, 새들의 지저귐 소리, 옆집에서 힘찬 강아지 짖는 소리에 우리 집 강아지들도 덩달아 짖어댄다.
늦었다고 허둥지둥 나가는 딸아이의 빠른 발걸음소리, 아침부터 울려대는 핸드폰소리와 문자 메시지 알림 소리, 여기저기서 서로 앞서겠다는 분주한 소리들이 줄을 잇는다.
늦은 오후, 태양이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때론 뜨거운 햇살에 시위하듯 갑자기 쏟아지는 시원한 소나기 소리가 들려오면 예전에 엄마가 비 오는 날엔 부침개를 먹어야 한다고 하시며 도마 위에서 나는 경쾌한 소리와 코끝을 스쳐가는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리고, 목말라 고개 숙였던 잔디들의 싱그러운 합창소리가 힘차게 들린다.
학교에서 돌아온 꼬맹이들이 물장구치며 노는 신나는 소리, 딸랑딸랑 동네에 들어온 아이스크림 차가 오면 차를 놓칠까 봐 급하게 엄마를 부르는 꼬맹이들의 소리가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것 같다. 갑자기 찾아온 우리 강아지의 병 때문에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버릇이 생겼다. 건강할 땐 가끔은 너무 짖는다고 꾸중도 했었는데…어느새 짖는 것도 힘든지 작은 소리에도 힘차게 짖어대던 그 모습은 사라지고 힘없는 신음소리만이 정적을 깨운다. 나른한 오후 낮잠을 즐기는 강아지의 작은 숨소리를 들으며 이 소리라도 오랫동안 들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해본다….
저녁이면, 노는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들의 소리들과 함께 일찍 돌아와 잔디 깎는 소리에서 행복의 땀방울소리가 들리는듯하다. 딸그락, 딸그락 저녁 밥상을 차리는 소리에서 고생한 하루를 보상하듯 시원한 맥주 캔 따는 소리, 샤워 하는 소리, 설거지 하는 소리, TV 소리 또 한바탕 소리, 소리들이 저녁시간을 메운다. 그리고 예전의 엄마의 잔소리마저도 그리운 밤이 되면 모든 소리들도 어둠 속으로 살며시 숨는다. 그 어둠 속에서 오늘도 평안한 하루를 주심에 감사드리는 기도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매일 듣는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익숙한 이 소리들이 얼마나 소중한 소리인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오늘따라 고마운 이 소리들 속에서 나 또한 얼만큼 따뜻하고, 편안한 소리를 내고 있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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